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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운영 대표] 웰빙형 인맥관리 조찬모임 뜬다.

나도 조찬 모임 만들어봐?

40대 초반의 C씨. 컨설팅 회사에서 기업전략 컨설턴트로 오래 일하다 2년 전 독립한 그는 하루 종일 바쁜 사람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상근 컨설턴트 2명을 둔 조그만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프로젝트 수주 영업은 그의 몫이겠죠. 특히 새벽이 제일 바쁘다고 합니다. C씨가 고객의 80% 이상을 만나는 시간대가 아침이기 때문이랍니다. 그의 얘기를 들어봅시다.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밤 늦게까지 보고서 만드느라, 고객사 담당자 만나느라 심신이 지쳤죠. 아내와 아이들도 제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들다고 불만이 대단했죠. 창업을 한 이후에도 그런 패턴은 지속됐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가 주로 상대해야 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나 임원들이 조찬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맑은 머리로 고객과 만나는 기분은 안 해본 분은 모르실 겁니다.”

C씨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이는 대형 조찬 모임에도 나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각종 단체들이 저명 인사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 조찬 모임을 개최하고 있는 터라 자기 계발에도 도움이 크다고 합니다.

고교 동창회 조찬 모임으로 바뀐 뒤 좋은 정보, 심신 건강, 하루가 뿌듯
30대 후반의 P씨는 최근 고교 동창 모임을 조찬으로 전환한 분입니다. “친한 고교 동창 8명으로 이뤄진 계모임이 있어요. 20대 때부터 꾸준히 분기별로 한번씩 만나왔는데 매번 고기 구워먹고 소주 마시고 2차는 노래방으로 가는 식으로 해왔죠. 그러다 보니 거의 자정이 넘어 귀가하게 되고 그 다음날 직장 생활에도 지장이 많았죠. 그래서 고심 끝에 조찬 모임을 갖게 됐죠. 아침 7시에 해장국집 같은 곳에서 만납니다. 1시간 반 정도 식사도 하고 그동안 근황도 물어보고 말입니다. 8시 반에 각자 헤어져 직장으로 가면 9시 전에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퇴근 후에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주변 환경이 시끄러운데다 잡담이 이뤄질 때가 많았는데 조찬 석상에서는 좀더 진지하고 건전한 대화가 많이 나오더군요. 재테크 노하우를 알려주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주식 투자, 연봉 협상 등에 대해 나름대로 전해줄 내용을 정리해서 나오는 친구도 있더군요. 다만 퇴근 후에 만나 함께 '망가지는'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송년회는 저녁에 하기로 했습니다. 마음 맞는 친구들이 수시로 만나는 '번개' 모임은 여전히 저녁에 열리기는 하죠.”

웰빙형 인맥관리, 직장과 가정 모두 챙긴다
독자 여러분, 어떻습니까? 저는 새벽 잠이 많은 터라 이런 분들의 생활 패턴을 따라가고 싶어도 쉽지 않은 사람입니다. 과거 경제부 기자 시절 각종 경제단체에서 주최하는 조찬 모임은 왜 그리 많은지, 아침 7시 반까지 시내 특급호텔을 찾아가느라 고생한 기억이 나는군요. 그때는 왜 이렇게 많은 기업인과 직장인들이 꼭두 새벽부터 만나서 함께 밥을 먹을까 의아해했습니다. 출근 시간에 여유가 있는 최고 경영자나 자영업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죠.

하지만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저 역시 조찬 모임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갖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의 `아침형 인간’ 유행에도 영향을 받았겠죠. 그래서 며칠 전 아침 7시에 평소 잘 만나지 못했던 동창과 압구정동 국밥 집에서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 봤습니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더군요. 그날 하루는 꽤 길더군요. 귀가 시간도 당연히 빨랐지요. 물론 오후가 되자 부족한 수면 탓인지 머리가 좀 아프긴 했답니다.
앞으로 가능하면 조찬 모임의 횟수와 대상을 더해볼 생각입니다.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 조찬 모임
조찬 모임을 통한 인맥관리법에 대한 책을 낸 작가 J씨를 며칠 전 만나 조찬 모임의 효율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J씨는 제게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책을 쓰기 전에 자료 조사를 하면서 우리나라 직장인들 중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조찬 모임을 통해 인맥 관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저녁 술자리를 피하는 웰빙 바람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아침 시간은 외국어 학원이나 체력 단련을 위한 시간으로만 생각돼온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이젠 자신의 휴먼 네트워킹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이 돼가고 있습니다. 인맥 관리라는 것은 부도덕한 뒷거래를 위한 정지 작업이 결코 아닙니다. 전직을 할 때나, 혹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나, 또는 새로운 정보가 필요할 때 인맥은 놀라운 힘을 발휘합니다. 특히 자신보다 5살 정도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기가 좋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침 잠이 없어진다고 하지 않습니까? 내가 만나서 배울 것이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뭔가를 하기 좋아한다면 기꺼이 내 생활 패턴도 그에 가깝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물론 하루 중에 새벽 시간에 자명종 몇 번 더 눌러가며 `조각 잠’을 자면서 행복을 만끽하는 분들은 또 다른 나름의 인맥 관리
법을 연구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