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커리어닥터 독자 여러분,
요즘 기아자동차 채용 비리 사건이 연일 이슈입니다.
도덕성을 생명으로 삼아야 할 노조 간부가 채용을 미끼로 거액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에다가 이를 눈감아주거나 방조했던 대기업 인사 정책에 대한 실망과 의문이 직장인들 사이에 팽배해 있죠.
기아자동차측은 이런 상황에서 사내 직원 추천을 통한 채용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자료를 내놓아 언론으로부터 직격포화를 받았습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기아자동차측은 매를 사서 번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부도덕성에서 조금 떨어져서 기업 인사 제도 차원에서 직원 및 외부 인사 추천제에 대해서 생각을 한번 해봤으면 합니다. 돈을 주고받는 취업비리, 실력자가 추천한 사람이라면 뽑아주는 인사 청탁과는 다른 관점에서 이번 문제를 보는 것도 사안을 균형있게 관찰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추천 채용제는 과거 상당수 기업들이 실시해온 채용 제도이자 관행이었죠. 대기업 공채가 본격적이었던 70-90년대에는 잠시 수그러들었지만 외환 위기 이후 경력자 채용이 대세를 이루면서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채용 포탈 사이트의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기업의 상당수가 사내 직원의 추천이나 소개를 통해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죠. 심지어 우수 인재를 추천한 사내 직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회사들도 꽤 있습니다. 해외의 취업 가이드 서적에서도 공개채용이나 채용전문기관을 통해 입사하는 것보다 회사 임직원을 직접 연락해 자신에 대한 `셀프 마케팅을 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청년 실업의 타개책, 그리고 중.장년 실업의 해결책으로 구직자들에게 직접 기업에 근무중인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에 힘쓰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추천 채용을 강조하는 이유는 현재와 같은 공개 채용 제도로는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업계 사정에 밝은 사내 직원이나 외부 전문가들은 최소한 특정 인재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이상 지켜보면서 능력과 성품에 대해 검증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헤드헌팅 업체들이 늘어나고 기업들이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사람을 뽑으려는 것도 결국 이같은 추천 채용의 흐름과 닿아있다고 보면 됩니다.
저는 이번 기아자동차 채용 비리 사건으로 혹시나 과거의 공개 채용이 속 시끄럽지 않고 뒷말 없는 좋은 방식이라는 시대착오적이고 후퇴적인 생각이 자리를 잡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