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샐러리맨 몸값 올리기]
동종업계 모임 등 대외 활동 폭 확대
블로그·책 내는 것도 효과적 마케팅
중견 제조업체 홍보팀장 P씨는 얼마 전 해고됐다. 경쟁사에 비해 홍보 실적이 떨어진다는 것이 사유였다.
대학 졸업 후 12년간 한 회사에서만 근무했던 그에게 해고 통보는 충격이었다.
"영업팀으로 입사했다가 2년 전 대표이사의 지시로 홍보팀을 맡았다"고 밝힌 P씨는 "최근 경쟁사가 언론의 주목을 더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고까지 할 수 있느냐"고 필자에게 물었다.
부족한 인원, 경쟁사에 비해 적은 팀운영비, 대표이사의 홍보마인드 부재 등을 놓고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참고 짐을 쌌다고 했다.
대기업 인사팀 S과장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회사가 경쟁사를 인수한 후 인사팀을 통합하는 과정에 '퇴직 권유 대상'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는 "왜 내가 살생부에 올랐는지 모르겠다"면서 "평소엔 투명경영을 외치던 회사가 퇴직자 선정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두 사람이 처한 상황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불명예 퇴사의 영향권에 놓여있다는 점다. P팀장은 평판 조회 과정에서 홍보실적 부진으로 인한 퇴사가 알려질 수 밖에 없다.
S 과장의 퇴사 과정도 왜 회사의 버림을 받았을까라는 궁금증을 낳기에 충분하다. 새 일자리를 찾는데 걸림돌이다.
또 하나는 두 사람 모두 자기 회사와 조직을 너무나도 사랑한 탓에 심한 배신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조직형 인간'들이었다. 회사 바깥 사람들은 만나지도 않았고 헤드헌터들의 이직 권유도 가볍게 뿌리쳤다고 한다.
오늘도 우리 주변에는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벌어지고 있다. 필자는 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아끼고 가꾸는데 시간을 더 할애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노동 세계의 특성상 언제 지금의 직장에서 내 효용가치가 떨어질지 알 수 없다. CEO는 냉정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자신의 재고용 가능성을 높여놓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개인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 상품의 브랜드마케팅이 중요하듯 말이다.
개인 브랜드 관리를 위해 우선 대외 활동의 폭을 넓혀야 한다. 같은 업계나 직종 인사들이 참여하는 모임 한 곳과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모임 한 곳은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모임에서는 가능하면 사례발표를 자원하라. 인터넷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놓고 전문성을 자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책을 써보는 것도 아주 적극적인 자기 마케팅 기법이다.
자기 브랜드 관리가 강한 사람들은 무서움이 없다. 회사에서도 그를 놓치지 않으려 하고 외부에서도 늘 스카우트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 위의 글은 박운영 부사장이 아시아경제신문에 기고한 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