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 잘 했구먼", "소설 썼냐?"
과거 기자 시절 사실(fact)에 근거해 기사를 썼다가도 뭔가 극적인 효과를 노리기 위해 과장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럴 때 언론사 선배들은 이런 기사를 보고 늘 "작문을 했다", 또는 "소설 썼다"라고 표현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 사실을 재구성해서 독자들에게 그 사실의 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면 일부 과장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때나 지금이나 언론계에 종사하는 분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면 헤드헌터의 세계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헤드헌터는 과장을 했다는 의미의 작문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작문(作文) 실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갖고 있어야 하는 수준이 아니라 반드시 작문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훌륭한 헤드헌터가 될 수 있다.
좋은 사람을 빨리 서치해서 기업들에 추천하면 되지, 왜 작문 실력이 필요하냐고 묻는 분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헤드헌터의 작문 능력은 그 헤드헌터가 고객사에게 제공하는 최종 상품인 "후보자 프로필"을 적절히 작성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능력이다.
헤드헌터들은 개인 후보자에 대해 이력서를 바탕으로 해서 정해진 양식에 따라 프로필을 재작성하게 된다. 프로필 작성 과정은 후보자를 상품으로서 가치있게 만드는 과정이다. 흔히 직장인들이 헤드헌터에게 보내는 이력서에는 자신의 가치와 능력이 잘 표현돼 있지 않다. 헤드헌터는 후보자와 만나는 과정에서 후보자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야 하며 추천대상 포지션과 어떤 점에서 적합성이 있는지를 파악하게 된다. 그런 점을 정리, 요약해서 프로필에 담게 되는 것이다.
고객사의 최고경영자, 또 인사 임원이나 인사부서 실무자들이 이 프로필을 보며 서류 전형을 하는 만큼 헤드헌터의 개인 후보자를 가장 잘 마케팅 할 수 있도록 프로필의 잣구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읽히면서도 "아,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오면 이런 도움이 되겠구나"라고 생각이 들도록 하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이다.
물론 없는 사실을 프로필 양식에 담아서는 안 된다. 인터뷰 과정에서 드러나게 돼 있으며 만에 하나 허위 사실을 제출해서 인터뷰를 통과하게 되더라도 언젠가는 발각되게 돼 있으며 그 헤드헌터와 고객사간의 신뢰관계는 붕괴되게 돼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어느 헤드헌터가 작문 실력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헤드헌팅 회사를 방문, 자신의 이직을 의뢰하는 개인 후보자들은 자신이 만나는 헤드헌터의 언변과 표현력을 통해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표현, 적합한 어휘를 구사하는 사람이 역시 글을 통해서도 상대방에게 정확한 요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