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ABOUT US
엔터웨이소개
엔터웨이강점
인사말
비전
연혁
인재채용
오시는길
JOB OPENINGS
전체채용공고
국내채용공고
외국계채용공고
임원직채용공고
업종별채용공고
CONSULTANTS
Consultants
Nterway USA
MGT Support
Advisors
FOR CANDIDATES
헤드헌팅(개인)
이력서등록
내학력증명서비스
FOR EMPLOYERS
헤드헌팅(기업)
구인의뢰서작성
평판조회
학력조회
경력조회
N-MAGAZINE
N-Magazine
컨설턴트칼럼/커리어리포트
커리어닥터/커리어팁/추천도서
엔터웨이발자취
엔터웨이소식/언론보도자료
SUPPORT
FAQ
상담 및 불만 접수
개인정보취급방침
FAMILY SITE
NTERWAY USA
NTERWAY STUD FARM

N-MAGAZINE

HOME > N-MAGAZINE > NTERWAY NEWS
home
/
진정한 파트너쉽을 갖고 고객의 성공적인 동반자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박운영 대표] 스마트워크, 조직문화 변화부터
한국 정부가 최근 공무원들의 원격근무율을 대폭 높이는 이른바 ‘스마트 워크’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공무원들의 원격 근무 활성화 논의는 이번 정부가 처음이 아니다. 참여 정부에서도 전자정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유사한 발표를 한 기억이 난다. 이번 정부가 다른 점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에도 스마트 워크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더해진 정도다. 이번 발표가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다름아니라 조만간 벌어질 행정부의 세종시 이전과 관련돼 있다.

총리실을 비롯해 9부2처2청이 세종시로 모두 옮겨갈 2014년을 생각해보라.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외교 안부 부처는 서울에, 그리고 경제생활 부처는 세종시에, 여기에다 청급 기관들은 대전에 있는 형국이 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스마트 워크는 일선 대민 공무원들의 원격 근무의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중앙 부처의 주요 정책 결정자들이 원거리에 위치해 새로운 업무 환경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 세종시 이전을 준비하는 주관 부처뿐만 아니라 이전, 비이전을 가리지 않고 전 중앙 부처의 공무원들, 특히 조직 효율성 제고를 담당한 공무원들로서는 이름 그대로 ‘스마트 워크’의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왜냐하면 최근의 주요 정책 사안이 여러 부처에서 복합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원거리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문제는 정부 전체의 고민 거리이기 때문이다.

스마트워크 문제는 기술적으로는 보안 문제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더욱 큰 문제는 사람이다. 이런 큰 변화를 마주하고 변화를 자신의 것으로 바꾸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다시 말해 과연 우리 공무원 조직이 스마트 워크를 수용할 수 있는 문화를 갖고 있느냐. 또 그런 문화가 없다면 어떻게 스마트 워크에 필요한 문화를 갖게 될 것인가가 중요하다. 원격 근무라는 피할 수 없는 변화를 앞둔 한국 정부 기관들의 조직 문화 변화 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퀸즈대 경영학과의 조지 필립(George Philip) 교수와 이 대학의 웡멩 셍(Wong Meng Seng) 박사 등이 지난 7월 ‘Behavior and Information Technology’지에 기고한 논문은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전자 정부 구축 과정에서 발생할 문화적 이슈는 인류학적 관점에서 점검했다. 참고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997년 ‘비전 2020’이라는 선진국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전자정부의 기치를 내걸은 바 있다. 저자들은 4개월에 걸쳐 2개 정부 기관 공무원 2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해 그 결과를 분석했다. 저자들은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문화가 팽배한 곳에서 전자정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위 지도자들의 비전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정부 기관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전자정부, 원격근무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IT를 활용한 업무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동료간 협력 문화가 강한 곳에서는 IT 시스템 내부에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자칫 IT 시스템이 개인주의를 부를 위험이 있는 만큼 사이버 공간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보완장치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들의 지적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한국 정부가 스마트워크를 수행하려면 심각한 조직문화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많은 이들이 동감할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스마트워크 관련 보도자료에도 스마트 워크의 장애 요인으로 대면 중심의 조직문화를 우선 들고 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주요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한국 정부 기관에 존재하고 있다는 고백인 셈이다. 이런 조직 문화를 일부에서는 ‘눈도장’ 문화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눈도장 문화란 윗사람에게 늘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며 친근감을 유지해야 승진과 보직이 보장되는 공무원 사회의 문화를 일컫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면 중심의 조직 문화와 윗 사람에게 절대 권력이 부여돼 아랫 사람은 그 통제권에 철저히 종속되는 위계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조직문화 분야의 저명 학자인 미국 미시건대의 킴 캐머런(Kim Cameron) 교수는 자신의 여러 저작물에서 7단계의 조직문화 변화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첫번째는 바꿀 것과 바꾸지 않을 것을 구분하는 단계다. 조직문화를 바꾼다고 해서 모든 문화를 바꿀 필요는 없는 것이다. 가령 아시아권의 정부 기관에 오랫 동안 뿌리 박힌 위계 질서 문화를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보자. 이익 실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민간 기관과 달리 정부 기관은 정책 결정과 국민에 대한 공공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주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위계 질서없이 공무원 개인 한명 한명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면 이는 조직의 존재 목적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둘째는 새로운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보여주는 단계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의 경우 대통령은 서울의 청와대에서, 총리는 세종시의 총리 집무실에서 화상 통화를 하면서 주요 국정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는 상황을 미리 공무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또는 화상회의를 기반으로 국무회의가 진행되는 과정이나 여러 부처 공무원들이 화상 회의와 전자 게시판 기능을 활용해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담은 스토리를 구성해 구성원들에게 보여주면 새로운 문화에 대한 이해가 빨라지게 된다.

셋째 조직 문화 변화의 전략적 스케쥴을 짜는 것이다. 기존의 문화중 어떤 문화를 어떤 시점에서 작동 정지를 시킬 것인지, 새로운 문화를 상징하는 제도를 언제부터 가동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계획표를 마련하는 단계다. 넷째는 가장 빨리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부분부터 바꿔서 그 결과를 빨리 공표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변화 과정의 성공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 조직 문화 변화의 실패 사유는 변화 초기 단계에서부터 평가를 게을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캐머런 교수의 지적이다. 여섯째는 변화에 대한 거부 세력과 소통하라는 것이다. 더불어 조직문화 변화를 시각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심볼을 제작하는 것이 이 단계에서 할 일이다. 일곱째는 리더십의 구축이다. 새로운 조직 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필자는 캐머런 교수의 명쾌한 설명을 읽으면서도 여전히 일곱 번째 단계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한국 정부가 스마트 워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일곱 번째 단계가 첫 번째 단계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필자는 과거 언론사 기자로 재직하던 시절 간부급 공무원들이 청와대나 국회에 보고하기 위해 장시간 자리를 비운 경우를 많이 봤다. 특히 국회가 열리는 시기에 간부급 공무원뿐만 아니라 실무자들까지 모두 여의도로 향해 하루 종일 국회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런 낭비가 있을 수 있는가 싶었다. 행정부의 절반 가량이 세종시로 옮겨간 이후 국회는 과연 행정부 보고를 어떤 방식으로 받으려 할지 궁금하다. 청와대의 비서관들은 행정부 고위 공무원들과의 정책 조율을 청와대가 아니라 화상으로 할 의지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위계 문화가 강한 한국 정부 조직의 특성상 고위 공무원 사회에서 전자 정부에 걸맞는 업무 방식을 채택할 경우 하위 공무원으로 전파는 신속할 것이며 스마트 워크는 빨리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어느 일간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세종시 이전 이후 벌어질 행정상 비효율을 무척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걱정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공무원 조직 문화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깔고 있다. 스마트 워크 성공을 위해서는 조직 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새로운 문화 이식을 위한 준비가 시급하다.



* 위의 글은 박운영 부사장이 HR Insight 2010년 9월호 <글로벌 리포트>에 기고한 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