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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말하기도 전략이다

말을 잘 하려면 우선 자신을 점검하라


1.한국 사람이 말 못하는 몇 가지 이유


한국방송공사(KBS)에서 20년간 아나운서로 일했고, 현재 전문 스피치 컨설턴트로 활약하는 이정숙씨(SMG 대표이사)는 말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작 말을 못하는 ‘문화적’ 이유 몇 가지를 지적한다.


“장유유서의 전통이 있어 어린 사람이 자기 의견을 밝히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다 보니, 힘있는 사람이 얘기할 때는 중간에 자르질 못하죠. 어떤 사람은 자기 할 말을 못 하고, 목소리 큰 사람은 전혀 제약없이 한 얘기하고 또 하는 식이 돼버리는 거죠.


또 시간 관념이 없고 시간 운영을 잘 못해 정해진 시간 내에 의견교환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내는 데에 서툽니다. 30분이면 해결날 일을 3시간, 3일씩 질질 끌지요. 상대편이 알아듣도록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즉석에서 점검까지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말을 자꾸 반복하면서 질질 끌면 듣는 사람도 열심히 듣지 않게 되거든요.


평소 공사 구분이 불분명하다 보니 공식·비공식 사이의 편차가 크게 느껴지고, 정작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등 공식적인 상황에선 지나치게 긴장해 평소 잘 하던 말도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고 말을 잘 하려면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하라고 이씨는 조언한다.


-논리적으로 사물을 보고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말할 때 주먹구구식으로 하지 말고 미리 꼼꼼하게 준비한다.

-남 앞에서 얘기할 기회를 자주 만든다.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도록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상대방이 싫어할 말이라고 해서 얼렁뚱땅 피하고 넘어가지 않는다.

-한번 저지른 말실수에 너무 연연해 하지 않는다.

-말실수는 유머를 섞어 정정한다.



2. 잘 듣는 사람이 말도 잘 한다


대기업 간부들이나 정부 관료들을 상대로 강연할 기회가 많다는 한 강사는 “강연 중간에 내용을 확인하는 일종의 듣기 테스트를 실시해보면 60점 이상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고 지적한다.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딴생각을 하기 일쑤다. 공들여 듣지 않으면 내용을 파악할 수 없으니 뭘 들었냐고 물으면 대충 자기 고정관념으로 짜맞춰 대답한다. 이래서야 효율적인 대화가 될 리가 없다”는 것.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화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약점이다. 그러나 말을 잘 하려면 남의 말도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아무 말 없이 그저 듣고 있기만 해도 좋은 청취자라고 할 수 없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마음의 교류가 있어야 비로소 커뮤니케이션은 성립할 수 있다.


정말로 듣기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상대방의 본심을 들으려고 한다.

- 상대가 말하기 쉽게 적소에 맞장구나 자기 의견을 삽입한다.

- 끝까지 듣고 동의나 이해를 표한다.

- 자기에게 별로 좋지 않은 말을 꺼내도 화내지 않는다.

- 말하는 사람의 기분에 공감할 수 있다.



3. 말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쉴새없이 말을 쏟아내는 사람이 말을 잘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들 가운데는 오히려 말에 내용이 없이 수식어만 나열하거나,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에둘러 이야기한다든지, 쓸데없는 이야기나 단어를 반복하는 습관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에 상대방에게 자신이 전달하려는 내용을 제대로 알리기 어렵다.


말을 할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쉬운 말을 골라 쓰고, 발음도 정확하게 하면서, 그 내용에 알맞은 표정이나 몸짓을 자연스럽게 곁들이면 상대방이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그러나 표정이 과장되거나 손짓 등이 너무 크고 요란하면 가볍고 진실성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쉽다. 목소리 크기는 듣는 사람의 수와 떨어진 정도, 장소 등에 따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말끝에 “∼인 것 같습니다”는 말을 자주 붙인다. 이런 말투는 확신 없고 자신감 없는 말투로 비치기 쉽다. 또한 유행어나 속된 말을 써서 상대방의 기분을 언짢게 하는 사람도 있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과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엄연히 다르다. 말 못하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반드시 피해야 할 공통점들을 점검해보자.


- 부사와 형용사를 되풀이해서 쓴다.

- 유행어와 비속어를 남발한다.

- 애매한 표현을 한다.

- 말끝을 흐린다.

- 외국어를 남용한다.

- 표정이 없다.

- 서론도 결론도 없다.

- 같은 말을 계속 되풀이한다.

- ‘어…’ ‘음…’ ‘말하자면…’ 따위의 무의미한 췌언을 많이 쓴다.



성공적인 말하기 전략



1. 말 잘하는 사람들의 말하기 수칙



-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한다.

- 말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요점을 가다듬고 정리한다.

- 불만이나 푸념 또는 부정적인 말을 가급적 자제한다.

- 말의 속도와 높낮이, 목소리 크기를 변화있게 잘 조절해서 말한다.

- 문장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구사한다.

- 대화 상대나 청중의 반응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말한다.

- 심각한 이야기에도 때로는 유머를 섞어 긴장을 없애는 여유를 갖는다.

- 서론을 길게 하지 않는다.

- 결론부터 짧고 명확하게 말한 뒤 보충설명을 한다.

- 친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잃지 않고 말한다.

- 화가 난 상대방의 말을 감정적으로 맞받아치지 않는다.

- 상대방도 내 생각과 같을 것이라고 속단하지 않는다.

- 사전 준비 없이 상황이 돌아가는 대로 대충 말하지 않는다.

- 자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말을 쓰지 않는다.

-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자기 말을 앞세우려 하지 않는다.

- 육하원칙-누가(who), 무엇을(what), 어디서(where), 언제(when), 왜(why), 즉 누구에게(whom), 어떻게(how)를 적용해 말한다.


- 적절한 보디랭귀지를 활용한다.

- 공통의 화제나 관심사를 빨리 찾아내 대화에 적용한다.



2. 프레젠테이션


예전에는 브리핑이라는 용어로 통칭됐지만, 요즘은 시각자료를 활용한 프레젠테이션이 보고의 방법으로 주로 행해진다. 시각자료가 있다는 걸 믿고 자칫 말하기 준비를 소홀히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오히려 시각자료와 유연하게 연결되는 설명을 준비함으로써 보고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한다.


- 보고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고 미리 연습한다.

- 간단 명료하게 핵심을 보고한다. 지나친 부연설명은 효과를 반감시킨다.

- 목소리는 가능한 크고 활발하게 낸다.

- 어렵거나 생소한 용어, 중요한 개념이 나올 경우 그때그때 간결하게 설명을 붙인다.

- 지루한 나열식 보고는 곤란하다. 중간중간 강조점을 둔다.

- 자료의 출처는 꼭 밝힌다. 그래야 내용에 권위가 선다.



3. 인터뷰


홍보전문회사인 (주)인컴기획의 정해동 이사는 “요즘 기업들은 CEO를 팔아야 한다”며 PI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말 못하는 CEO들은 미디어 트레이닝을 거치며 인터뷰에 대비하기도 한다”고 들려준다. CEO가 아니라도 자신을 홍보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은 대중 매체와의 인터뷰에도 대처해야 한다. 정이사는 말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키 메시지(key message)가 분명하고, 중언부언하거나 우회적인 표현 대신 직설적이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며, 적절한 제스처를 통해 상대방이 편하게 알아듣도록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방송이나 신문, 출판매체 등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요소는 기본이다.


- 인터뷰어의 질문을 잘 듣고 요점만 명확히 대답한다. 중요한 내용이라면 부연설명을 곁들인다.

- 모르는 내용이라면 솔직하게 모른다고 밝히고, 필요하다면 추후에 전화나 메일로 확인해주겠다고 대답하며 반드시 약속을 지킨다.

- 잘 아는 내용을 설명할 땐 또박또박 분명하게 말한다.

- 질문이 논지에서 벗어나면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하는 식으로 환기시키거나 자연스레 방향을 바꾼다.

- 꼭 알리고 싶은 내용인데 질문에서 빠졌다면 넌지시 정보를 준다.

- 새로운 용어나 개념, 약자 등은 틀리지 않도록 의미나 원래 단어를 확실히 알려준다.

- 확신에 찬 눈빛, 제스처, 상대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한다.

- 자연스럽고 과장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4. 면접


면접관은 응시자를 처음 50초 안에 파악하고 이미지가 좋으면 주로 긍정적인 질문을 하고, 이미지가 나쁘면 까다로운 질문으로 어려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최선의 준비를 통해 50초 안에 면접관을 사로잡는 화술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 지망하는 회사에 대해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

- 예상문제를 만들어 실제 상황처럼 연습한다.

- 자신의 경력과 능력이 회사를 위해 어떻게 보탬이 될 것인지 이야기한다.

- 지망하는 일에 열정이 있음을 드러낸다.

- 전문성을 보일 필요가 있을 때는 전문용어를 사용한다.

- 한자나 영어를 사용하려면 정확성에 유의한다.

- 엉뚱한 질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 때로는 면접관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5. 연설·강연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을 저술한 광운대 신문방송학과 임태섭 교수는 “좋은 말의 조건은 진실하고, 명쾌하고, 간결하며, 자연스럽고, 적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훌륭한 연사가 되려면 인격과 지식, 적극적인 태도를 갖추고 자신감을 가지며 상황을 파악하고 마지막으로 연설의 기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유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 내용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 남이 써준 원고라도 반드시 먼저 검토하고 수정·보충할 부분이 있는지를 살핀다.

- 일목요연하고 읽기 쉽게 원고를 작성한다. 수치와 근거(자료출처) 등은 다시 확인한다.

- 내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목적을 명확히 한다.

- 청중의 수준과 욕구와 태도, 감정상태, 구성상 특성 등을 파악한다.

- 연설시간은 5분 이내, 길어야 20분을 넘기지 않는다.

- 시간과 장소, 행사 성격 등에 맞춰 내용을 조정한다.

- 연설 첫머리에 좌중을 집중시키는 인상적인 발언을 배치한다.

- 제스처와 연설의 메시지가 조화되도록 한다.

- 청중이 동참하는 느낌을 갖도록 질문을 던져 대답을 유도한다.

- 간단한 예화나 유머를 넣는다.

- 경제적인 묘사, 창의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6. 혼자서도 연습해본다


- 신문기사 등 간결하고 논리적인 문장을 소리내어 읽는다.

- 자신이 한 말이 제대로 된 문장인지 받아 적어본다.

- 자신의 말을 녹음해 음성과 어조 등을 분석해본다.

- 거울 앞에서 이야기해보거나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해 말하는 태도와 어조 등을 분석한다.

- 사람들 앞에서 말할 기회나,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기회를 자주 만든다.

- 프레젠테이션, 회의, 면접 등 말할 기회가 있을 때는 항상 철저히 준비한다.

- 신문읽기나 독서 등을 통해 평소 풍부한 화제를 만들어놓는다.



출처 : 김영신 < 자유기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