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로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건은, 직원들이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으로, 그 대표적인 예가 위임이다.
옛날 중국 한(漢)나라 황제 문제가 어느 날 조회 석상에서 우대신 주발에게 물었다.
“전국에서 연간 몇 건이나 재판이 열리오?”
“제가 불초한 탓에 잘 모릅니다.” 주발은 빌었다.
“그러면 연간 국고 수지는 얼마나 되오?”
“모릅니다. 황공하옵니다.” 주발은 온몸에 식은땀이 흘렸다. 이번에는 문제가 좌대신 진평에게 물었다.
“그 건이라면 각 담당자에게 하문해 주십시오.”
진평의 대답에 문제가 또 물었다.
“담당자란 누구요?
“재판에 관한 일은 정위(廷尉)가, 국고 수지에 관한 일은 치속내사(治粟內史)가 담당자입니다.”
“만사에 각각 담당자가 있다면 도대체 그대들은 무엇을 담당하오?”
“황공하옵니다만 대저 재상의 임무관, 위로는 황제를 보좌하고 아래로는 만물에게 각각 필요한 것을 얻게 하는 데 있습니다. 또한 바깥으로는 사방의 오랑캐와 제후를 진무하고, 안으로는 만민을 따르게 하는 데 있습니다. 뿐만 아니오라 모든 관리들에게 각 직책을 완수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입니다.”
“옳은 말이오, 잘 말해주었소.”
문제는 진평을 칭찬했다.
이 고사는 《사기》'진승상세가'에 나오는 말로, 리더는 요점만 지적하면 된다는 진평의 우의(寓意)를 잘 새겨야 한다.
출처 : 《사기》의 '진승상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