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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리더십은 아래에서 위로도 흐른다.
[TTimes=신수정 KT 부사장(IT부문장)]
페이스북 등을 통해 경영과 리더십, 테크놀로지에 대한 따뜻한 통찰을 전해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신수정 KT 부사장의 칼럼이 매주 목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얼마 전 한 후배를 만났다. 모 기업에서 팀장 역할을 맡고 있다. 내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상사는 저의 팀에 계속 보고를 요청합니다. 팀원들은 일하기도 바쁜데 도대체 왜 이런 쓸데없는 일까지 해야 하느냐고 불만이 많습니다. 저도 팀원들과 동일한 생각이고요. 가끔은 팀원들 앞에서 상사에 대한 불평도 합니다. 중간에 끼어서 힘듭니다."

예전에 미국 특수부대인 ‘네이비실’의 리더십에 관한 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라크 전쟁 시 소대 지휘관이었던 저자는 상부에서 내려오는 끝없는 보고 요청에 대해 상사인 소령에게 항의한다. "현장을 하나도 모르는 본부 높은 분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보고하느라 작전 계획 짜고 준비할 시간도 없습니다. 시시콜콜 멍청한 질문으로 보고서만 엄청나게 씁니다. 현장이 어떤지도 모르는 상관들에게 승인 하나 받으려고 이런 낭비를 해야하는 게 말이 되는가요?"

사실 소령도 이런 보고에 짜증이 나긴 했지만, 이때 이렇게 말한다. "그분들이 우리를 괴롭히고 작전을 방해하려 이렇게 할까? 그들은 우리가 승리하기를 원하고 우리를 지원해 주려고 하는 것이야. 우리와 함께 전장에 있지 않으니 상황을 잘 모르고 안심이 되지 않아서지,"

저자가 "그럼 그들이 직접 내려와서 보면 되지요"라고 말하자 소령은 "우리가 그걸 요청한 적이 있는가?"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독심술사가 아니네. 그러나 승인권은 사령관에게 있지. 그를 안심시키는 것은 그들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의 책임이네. 리더십은 아래로만 흐르는 게 아니라 위로도 흐르는 거네. 우리의 선택은 두 가지야. 하나는 불평불만과 비난만 하는 거고 또 하나는 그들을 이해시키고 승인을 얻어내는 거네."

이후 저자는 상부의 신뢰를 주기 위해 선제적으로 보고하고 필요한 정보를 적극 제공하며 도움이 필요한 경우 지도부의 현장 방문을 요청하여 신뢰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자율권을 더 많이 얻게 된다.

특히 조직에서 위의 소령과 같은 중간 리더급들이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구성원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준다. 이를 제대로 못 하는 중간리더는 팀 전체가 고위 상사에게 적대감을 품게 하여 결과적으로 상사의 힘과 신뢰를 잃게 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므로 대응 마인드셋과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본적으로 '고위상사가 보고를 요청하는 것은 일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의사결정과 지원을 위한 것이다'라는 전제를 받아들인다.

둘째, 그들이 세부보고를 계속 요청하는 것은 그들이 통제를 더 강화하려고 하기보다는, 우리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채워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그들의 신뢰와 안심을 확보하지 못해서이다.

셋째, 상사들은 독심술사도, 천리안도 아니다.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을 스스로 알아서 인정해주고 챙겨줄 재주는 없다.

넷째, 그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은 그들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의 책임이다.

다섯째, 그들이 보고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선제적으로 보고하고 수시로 정보를 제공해라. 자신의 성과 또한 먼저 소통하라.

여섯째, “어떻게 할까요?” 묻거나 지시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이런 안을 실행하려 합니다. 근거는 이것이고 이렇게 하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지원요청 드립니다”라고 먼저 제안하고 보고한다.

일곱 번째, 상사는 승인을 끌어내고 도움을 받기 위한 원천이다. 상사에게 지배를 받거나 불평을 쏟아내지 말고 상사를 관리하고 스폰서십을 얻으라.

흥미롭게도 이런 마인드와 실행으로 상사들을 대하고 신뢰를 확보하면 지시와 보고 요청이 현격히 감소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지원과 인정을 받게 된다. 내가 후배 팀장에게 해준 답도 바로 이것이었다.

[출처: ‘티타임즈’ 네이버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