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내면세계에는 과거의 온갖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는 나이테가 있다. 우리의 생각과 정서의 필름에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는 아픈 상처와 불행했던 과거는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도 그 기억은 살아 움직인다.
현재의 나의 사고와 정서와 행동에 깊은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내가 맺고 있는 모든 대인관계의 영역 속까지 침투해 들어온다.
특히 인격적인 모독이나 자존심의 심한 손상, 쓰라린 추억 등은 망각에 의해 쉽게 처리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언제라도 그때와 동일한 상황이 조성되면 조건반사와 연상작용에 의해 그 때의 감정과 반응이 재현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상처받은 감정과 쓰라린 추억이 재현되는 아픔을 맛보게 된다. 이는 좌절감과 증오심과 죄책감을 유발하여 자신감을 상실하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그래서 그는 다시는 동일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피하려고 애쓰며 쓰라린 추억에 직면하기를 두려워한다.
이렇게 손상된 자아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상황에 직면하기를 피하려는 노력은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엄청난 정신적 부담이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무엇을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겨 자신을 혹사하거나 자신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주위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러한 정서적 상처를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그것은 쓰라린 추억에 과감하게 직면하는 것이다. 비록 일시적인 아픔이 있을지라도 피해선 안된다. 즉 자신이 상처를 받았던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제는 과거의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여라. 이제는 더이상 어린 소년도, 감정처리가 미숙한 청년도 아니다. 인생 여정의 거친 세파를 헤치고 나온 현재의 성숙한 자아로서 포용력을 가지고 그때의 상황을 바라보라.
그리고 가해자를 이해하라. 용서하고 불쌍히 여겨라. 가해자도 병든 자아와 쓰라린 상처를 가지고 있는 연약한 인간일 뿐이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면 내가 그러한 상황이었더라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증오와 두려움의 감정 대신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그를 바로봐라. 그는 가해자가 아닌 병든 인격을 가진 환자임을 바로 알아야 한다.
쓰라린 추억에 과감하게 직면하라. 이것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는 지름길이다.
도움말 : 황성주(사랑의 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