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화
A, Z, B, Y, C ? 다음에 나와야 할 알파벳은 무엇일까요? 무작위로 나열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에는 규칙이 있어요. 알파벳 나열 순서를 보면, 앞에서 첫 번째 알파벳에 해당하는 A가 나온 후에 끝에서 맨 첫 번째 알파벳인 Z가 나왔고, 그 다음에 앞에서 두 번째 알파벳 B가 나오자 뒤에서 두 번째에 해당하는 Y가 나왔죠. 그러니 앞에서 세 번째 알파벳C가 나왔으니 다음에 나와야 할 것은 끝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X가 나와야지요. 이 규칙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배외측 전전두엽의 기능 중 하나인 패턴화 능력 덕이랍니다.
“패턴화란 ‘주어진 사건이나 상황에 규칙성을 부여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근본적으로 인간의 뇌는 아무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도 체계를 찾도록 만들어져 있죠. 투자자들의 두뇌는 패턴을 찾으려 하며 찾아낸 패턴에 대해서는 무조건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시행한 부자 뇌 실험에서도 부자들은 뛰어난 패턴화 능력을 보였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일정 부분 패턴화를 하고 사는데, 왜 유독 부자들만이 장기적인 수익을 올리는 거죠? “연속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민첩하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뛰어난 패턴화 능력 때문이죠.” 패턴화는 패턴화이되, 보다 업그레이드 된 패턴화이기 때문이라는 얘기 아닐까요?
적절한 자극과 반복적인 훈련
많은 사람들이 나이 서른을 넘기면서 자신의 머리가 서서히 퇴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깜빡깜빡, 가물가물, 어릴 적 총기는 나귀 타고 장에 간 것임에 틀림없는 기억력! 하지만 그것은 ‘나이’ 때문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동안 기브스를 하고 있으면 팔다리는 깜짝 놀랄 만큼 가늘어지죠. 근육을 쓰지 않으면 퇴화하듯 뇌도 제대로 사용을 안 하기 때문에 퇴화 속도가 더 가중되는 겁니다.” 뇌의 발달과정은 아주 정교하고 복잡하다고 해요.
옛날옛적 의학 교재에 이런 말이 있었답니다. ‘뉴런(뇌세포)은 재생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수많은 연구에 의하면 일부 뉴런은 재생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뉴런 간의 연결(시냅스)이 만들어져 손상 부위의 기능을 대신하게 되는 뛰어난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획기적인 발견’이라 입을 모으죠.
“그만큼 뇌에 적절한 자극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일본 도호쿠 대학의 가와시마 류타 박사는 간단한 셈을 매일 3분씩 두 달 정도만 훈련해도 기억력과 언어능력이 20~30% 향상된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를 보고했어요. 누구라도 두 달 동안 ‘3+5’ ‘4×5’식의 문제를 빠르게 푸는 훈련만 해도 충분히 뇌의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죠. 나이가 많다거나 남들보다 뇌의 기능이 떨어진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적절하게 반복적으로 배외 측 전전두엽에 새로운 자극을 주면, 누구나 부자의 뇌와 비슷하게 기능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거꾸로 외우기
뇌의 배외측 전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단어를 거꾸로 외우는 거랍니다. 유상우 원장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활용하는 방법을 귀 담아 들어볼 만 합니다.
“전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 할 때마다 눈에 띄는 표지판, 간판 등을 읽어 주고서는 거꾸로 말해보라고 합니다. 물론 아이들은 단어를 듣기만 하고 거꾸로 말을 해야 하죠. 잘 하는 아이에게는 상을 걸어요. 그러면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맞추려 하죠. 처음에는 두 글자로 시작해서 네 글자 다섯 글자까지 올라가는데, ‘올림픽대교’를 ‘교대픽림올’이라 바로 말하기는 그리 쉽지가 않아요.”
사정 모르는 남들이 보면 좀 바보 같아 보이겠지만, 간판이나 신문 헤드라인을 한 번 본 후 보지 않고 거꾸로 읊어보세요. 굉장히 효과적인 주의집중력 향상 방법이라고 하니까요. 게다가 간판이나 신문 헤드라인은 계속 내용이 변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뇌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죠. 이 방법은 혼자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문제 내기’ 놀이로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답니다.
색다른 경험
뇌는 비슷하고 반복적인 자극에 쉽게 지치고, 당연히 주의집중력 또한 떨어집니다. 그래서 ‘권태감’을 느끼게 되는 거죠. 종종 색다른 경험을 해야 뇌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어요. 평소 보지 않는 장르의 영화를 본다거나,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장소에 가본다거나, 전혀 해 본 적 없는 운동을 해야 뇌 훈련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죠. 켄 로치 마니아라도 가끔은 가이 리치 영화를 본다거나, <동물의 왕국>이 재밌더라도 가끔은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 같은 프로그램을 본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무엇보다 전혀 새롭고 낯선 여행지로 떠나보는 것도 좋겠죠. 그런가 하면 색다르게 표현하는 것도 뇌의 유연성을 키우는 한 방법이라고 해요.
“평소 하던 방법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야 전전두엽을 비롯한 뇌 전체가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그런 면에서 구구단 거꾸로 외우기를 한다든가, 간판, 신문 헤드라인 거꾸로 읽기는 전전두엽을 활성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죠.”
뇌는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던 바와는 달리, 놀라울 만큼 유연하며 자극에 의하여 유동적으로 변하는 기관입니다. 타고나는 부분을 무시할 수 없지만 적절한 노력과 훈련에 의해서 누구든지 잠재능력이 무한한 뇌의 기능을 계발시킬 수 있어요. 뇌의 기능을 계발하는 것은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거죠.
‘나이가 먹어서 난 안돼’ 식의 사고로는 아무런 변화를 일으킬 수 없습니다.
아, 물론 배외측 전전두엽만 잘 개발한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다들 회사나 학교 때려치고, 집에서 도 닦듯 뇌 훈련만 하고 있게요? 유상우 원장도 강조하더군요. “부자가 되려면 그에 못지않게 성실성, 인내심, 근면성 등 여러 가지 자질과 능력을 갖춰야만 해요.”
출처 : 유상우 저 '부자가 되는 뇌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