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댈러스 국무장관을 데리고 파리의 미국 대사관저에 묵고 있을 때의 일이다. 댈러스 장관의 경호원이 자기 상관을 만나러 방에 들어갔더니 뜻밖에도 잠옷차림을 한 대통령이 몹시 흥분한 목소리로 그에게 소리치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놈의 댈러스는 어디 있는 거야?”
경호원이 말을 못한 채 서 있자 다시 대통령의 호통이 떨어졌다.
“제기랄, 댈러스가 어디 있냐 말이야! 꼭 필요할 때면 댈러스도 딜론 대사도 찾을 수가 없단 말야!”
경호원은 댈러스 장관이 아마도 프랑스 외무부에 가 있는가보다고 더듬거리면서 말했다. 그러면서 댈러스 장관이나 대사가 없다고 해서 대통령이 이처럼 난리를 피우니 얼마나 중요한 국사가 지연되고 있는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거의 히스테리증세를 일으킨 듯이 방안을 껑충껑충 뛰다시피 하더니 어느 한순간 굳은 사람처럼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아무 말도 없었다. 한참을 그러더니,“도대체 대사는 어디에다 시바스 리갈을 넣어두지?”하고 묻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경호원은 어떤 훌륭한 인물도 존경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약간 코믹한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리더라는 것이 나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적어도 인품면에서는 나도 리더의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39세의 젊은 나이에 세계최고의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에 외국인로서 최고직위인 부사장에까지 오른 사람. 나이키 등 세계적인 대기업의 컨설턴트를 맡는가 하면 말레이시아 대만 등 아시아국가의 고문으로도 활약한 사람. 『국경 없는 세계』, 『닷컴 쇼크』등의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하여 전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일본출신의 세계적 경영컨설턴트. 1995년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도쿄 도지사 선거에 입후보했다가 낙선한 사람. 한국경제에 대한 쓴소리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름이 꽤 알려져 있는 오마에 겐이치의 약력이다. 그가 도쿄 도지사 출마를 위해 맥킨지에 사직서를 냈을 때 맥킨지는 이례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탁월한 컨설턴트이자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사이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저서를 내는 문필가이고 또 음악가이자 모터사이클 선수이다. 그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길 기원한다."
이런 인물이 고등학교때까지는 여자판매원들이 자기를 주시하는 것같아 백화점 가는 것조차도 주저했었다면 믿길까? 원자력공학을 공부했다가 진로를 바꾸어 경영컨설턴트의 길로 들어섰을 때 컨설팅에 관한 지식도 없고 성격에도 안맞아 직속상관으로부터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놈이라는 의미의 ‘숫소에 붙은 젖통같은 녀석’이라는 모욕까지 들었다면 그의 리더로서의 미래는 이미 가망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는 현실에 주저앉지 않고 그의 지론인 ‘일본개조론’만큼이나 자신의 개조에도 전력을 기울였다. 모자라는 지식은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보충했으며 남앞에 나서지 못하는 성격은 끊임없는 예행연습과 비디오녹화등을 통한 점검을 통해 개선해나갔다.
그런 노력으로 1년만에 바닥에서 천정으로 비상했다면 당신은 리더십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경영의 신’이라고 일컬어지며 기업가로서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존경을 받았고, 동양인으로서 20세기를 이끌어간 지도자라고 서구의 언론으로부터 격찬을 받았던 일본의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이야기도 주목할만하다. 미국 최고의 리더십전문가인 하바드대학의 코터교수는 『마쓰시타의 리더십』이라는 책에서 평범한 한 인간이 어떻게 위대한 리더로 성장하느냐에 대한 문제를 다루면서 마쓰시타와 같이 지속적으로 성장과 변신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위대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리더십개발이론을 제시했다.
초등학교 성적이 100명 중에 45등에 불과할 정도로 어린 시절 극히 평범한 아이였던 마쓰시타는 4살 때 아버지가 파산하고 초등학교를 중퇴하면서 9살에 견습생으로 취직해야 했고 30살에 되기 전에 7형제와 자매가 병사하고 외아들이 죽는 고통을 겪었으며 2차 대전패배로 일본 항복 후 전범으로 몰려 회사가 몰수되는 등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코터 교수는 평범한 마쓰시타가 다른 평범했던 사람들과 달랐던 점은 이런 어려움을 장애물이 아니라 도전으로 여겼고 여기에서 받은 충격들을 에너지로 바꾸어 일생 자기성장의 길을 걸었던 점이라고 한다. 만약 마쓰시타에게 이런 어려움들이 없었다면 그는 평범한 한 일본인으로서 세상을 마쳤을 것이라고 코터교수는 말한다.
“상습적인 지각생이다. 여러 가지 물건을 잃어버린다." "야무지지 못하다. 틀림없이 실패를 향하고 있다. 학급의 익살꾼으로, 다른 학생들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세계적인 정치인인 윈스턴 처칠과 전설적인 록 그룹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의 생활기록부다. 처칠은 학창시절 반에서 최하위에 머무는 낙제생이었다. 만약 그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공부를 못한다고 교사와 아이들로부터 놀림의 대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존 레넌 역시 문제아로 낙인찍혀 사회 부적응자가 됐을 것이다.
이상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들은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말이 결코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마에 겐이치처럼, 마쓰시타 고노스케처럼 끊임없이 노력하면 리더로서의 능력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리더십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강하고 약하고의 문제이고 노력을 통해 약한 리더십에서 강한 리더십으로 옮겨갈 수 있다.
출처 : 백필규박사의 성공학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