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후보자는 합격자의 신분이 됩니다. 후보자가 최종 합격하면 회사는 합격 통보를 하게 됩니다. 이 경우 정형화된 양식으로 통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통상 메일로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에서 해당 내용을 리크루팅 컨설턴트 즉, 서치펌 담당자(PM, Project Manager)에게 보내는 경우도 있고, 합격한 후보자에게 직접 보내주기도 합니다. 입사 제안서(Offer Letter) 양식으로 보낼 수도 있고, 입사 조건을 기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메일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채용 프로젝트의 최종 관문인 처우 협상이 시작되었습니다. 협상은 기본적으로 양 당사자가 서로 ‘Win Win’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가장 이상적입니다. 왜냐하면 서로 간에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협상이라는 생각이 들면 어느 한 쪽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방에게 유리한 협상 결과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양 당사자 간의 관계에 흠집을 낼 우려도 있습니다. 통상 차선책이라고 알려져 있는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도 좋은 대안입니다. 즉, 실무적으로 계약 사항을 조율할 때 흔히 얘기하는 양 당사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우호적 합의(Amicable Settlement)’로 볼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협상은 이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제 어떻게 양쪽 당사자의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인가의 문제에 이르렀습니다.
리크루팅 컨설턴트가 협상의 성공적인 성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우선 협상 대상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여야 합니다. 다시 말해 회사에서 합격자에게 제안하는 처우 내용과 합격자가 희망하는 수준 및 수락 가능한 범위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 접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은 현실에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고객사와 합격자가 원하는 실질적인 니즈(Needs)는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련한 채용 컨설턴트는 고객사와 긴밀히 커뮤니케이션하고 합격자와 진솔한 대화를 진행하면서 각 당사자가 정말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서로 간에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양보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가능한 한 서로 부족함이 없다고 느낄 수 있게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부분이 충족되면 협상의 문제가 모두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협상 단계에서 서로 간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면 불행하지만 최종 협상은 결렬로 끝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는 해당 포지션에 대한 연봉의 상한선이 8,000만원입니다. 합격한 후보자의 경우, 현재 연봉이 7,500만원인데 현 수준 대비 10% 인상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면 정확히 회사의 상한 8,000만원과 비교했을 때 8,250만원은 250만원의 격차가 생깁니다. 이럴 경우에 기지를 발휘하여 연봉 8,000만원에 식대 월 20만원 별도라면 총액 기준으로 연간 8,240만원이 되니 갭(Gap)을 10만원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설득 작업을 하게 되면 좀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 다른 예로 미래의 가치를 현재의 가치로 가져오는 것으로 설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화폐의 시간 가치 개념입니다. 후보자가 내년에 연봉 인상이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현재 연봉이 5,000만원인데 내년에는 승진하게 되어 5,500만원으로 인상될 예정입니다. 후보자의 입장에서 “지금 연봉 협상에서 5,500만원 오퍼(Offer)를 받는다면 내년에는 연봉 인상이 되지 않을 터이니, 현재 직장에서 이직을 해야 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내년에 일어날 일이라 앞으로의 일을 정확히 예단할 수 없습니다. 즉, 회사 경영 상황이 악화되어 승진 대상자의 연봉이 지금 예상과 다르거나 - 연봉 테이블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같겠지만 - 승진 대상과 규모가 축소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연봉 대비 내년에 인상될 만큼의 금액을 현재 시점에 받는 것입니다. 이는 내년에 받을 만큼의 금액을 지금 미리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더 향상된 처우입니다.
좀더 정밀하고 정확한 계산을 위해 재무모델(Financial Model)이나 엑셀(EXCEL) 시트를 통한 복잡한 현금흐름할인법(DCF, Discounted Cash Flow) 계산을 거치지 않더라도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실제 실무에서 현금 흐름(Cash Flow)에 대한 수익성(Profitability)을 검토할 때 민감도 분석(Sensitivity Analysis)을 수행합니다. 이 경우 가장 높은 수익률(내부수익률, IRR, Internal Rate of Return)을 나타내는 포인트가 대체로 받을 돈을 빨리 받고 나갈 돈을 늦게 지급하는 시나리오(Scenario)일 경우입니다.
이처럼 후보자와 고객사의 입장을 모두 만족할 처우 협상을 마무리하면 결국 최종 협상의 성사 단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모든 채용 프로젝트 과정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입사 일자를 정하고 입사 안내 메일을 접수하여 입사일에 입사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리크루팅 컨설턴트로서 이렇게 고객사와 후보자 모두 “Win Win”하는 결과를 완성했을 때 만족감과 보람을 느낍니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우듯 또 다른 프로젝트를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장재혁 컨설턴트 / jjh@nterw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