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슈는 이른바 ‘탁구 케이트’라고 불린 축구선수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이었다. 아시안컵 4강전 전날, 탁구를 자제하고 다음날 경기에 집중하자고 한 캡틴 손흥민에게 거칠게 대든 이강인의 행동이 바깥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사건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팬들의 분노는 점점 거세졌고, 정치인들의 비판도 가세하였다. 결국 이강인이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직접 용서를 구했고, 손흥민도 이강인을 용서해달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수습국면으로 들어갔으나 아직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유명 스타 선수들은 연예인들처럼 이미지를 먹고 산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 일로 인하여 여러 광고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까지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곧 다가오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 대표팀에 이강인을 뽑을 것인가를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 느낌이다.
이강인은 어릴때부터 축구 신동으로 자라나면서 연예인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았고, 10세 때 스페인 명문구단 유소년팀으로 가서 성장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강인의 성격이나 행동이 유럽에서 다국적 축구 유망주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숱한 인종차별을 이겨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변호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축구 팬들은 손흥민 역시 일찍 독일로 가서 비슷한 체험을 하며 성장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그의 성격과 행동이 변호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나라를 뒤흔든 이번 사건은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책임은 이 모든 일 을 방기한 감독에게 있지만, 자신들의 이름값 때문에 주장을 중심으로 원팀을 만들지 못한 선수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주장을 뽑아놓는 이유는 주장을 중심으로 팀원들이 힘을 합치라 는 것이다. 이는 감독이나 스텝들이 할 수 없는, 또 다른 역할이 부여된 것이다.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대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국가대표를 이끌고 있는 존재로서의 ‘주장’에게 대들었기 때문에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자라면서,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여러 팀에 속해 활동한다. 작은 동호회에 가입해도 명칭만 다를 뿐 늘 조직을 이끄는 주장이 존재한다. 주장의 마음과 행동만 이해해도 팀원으로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길이 반은 성공한다. 그런 팀원이 많아질수록 조직은 단단해지고, 더 많은 성과를 올리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를 통해, 반성을 통해 더 성숙해지는 게 인간이다. 이강인도 이번 기회를 통해 스타플레이어로서의 본인이 아닌 주장의 존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고, 팀원으로서의 책무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미영 컨설턴트 / rebeca@nterw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