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큰 이득이 됨과 동시에 큰 해를 가져올 수도 있는 도구나 상황 등을 뜻하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잘 쓰면 유용하지만, 어설프게 쓰거나 남용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필자의 생각에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경력채용이 딱 이 "양날의 검"과 들어맞는 상황입니다.
경력채용이라는 채용 방식을 통해 새로운 인재를 수혈하여 구태의연한 기업문화를 일신(一新)하여 나태하거나 타성에 젖어있는 기존 임직원들과 시스템에 신선한 긴장감과 건전한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며 기업의 가치창출에 커다란 시너지를 일으킬 수도 있으며 적재적소에 맞는 경력자를 발굴하여 낭비되던 기업의 효율을 개선하는데 있어 최고의 처방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경력채용을 통해 입사한 인재가 새로이 입사한 기업의 고유한 문화와 환경을 무시한 채 직전 기업의 문화와 환경에서 성공했던 방식만을 고수하여 기존의 임직원과 시스템에 이질감과 반목을 유발하여 "수혈이 필요한 사람에게 맞지 않는 혈액을 투입했을 때의 결과"와 같이 기업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력채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잘 사용하면 효과는 크지만 동시에 역효과도 큰 경력채용.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까요?
경력채용이란?
"경력채용"이란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여러 가지 방식 중의 한 가지로 "기업에서 원하는 직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 기술 및 지식을 보유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기업에서 "경력채용"을 한다는 의미는 기업의 효율성 향상, 문제점 해결, 새로운 기회 창출, 시간 및 비용 절감 등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경력채용에는 크게 정규 경력채용, 수시 경력채용이 있으며 정규 경력채용은 주로 사업의 확장, 신규 사업 진출, 기존 인력의 대규모 이탈, 반기 혹은 연간 이탈자에 대한 수급 등 대규모 경력직의 충원이 필요시 활용되고 있으며 정기적인 성격을 띱니다. 이에 비해 수시경력채용은 개인 혹은 소수 인력의 이탈에 의한 충원, 사업 보강 차원의 충원, 고급 및 핵심인재에 대한 스카우트 등 주로 단발성이며 보강의 성격이 짙습니다.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경력채용에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경력채용 속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해, 그리고 그것에 대한 목적이 명확해야 하며 그것의 장단점, 기대 수준에 대한 냉철한 정의와 기준이 무척 중요합니다.
경력채용 시 고려해야 할 점
경력채용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수많은 것들이 있지만 사실상 모든 것을 고려한 경력채용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을 기반으로 내린 경영진의 기본 방침과 실무진의 현실적인 의견이 어느 정도 일치한다면 빠르고 과감한 채용을 하여 우물쭈물 시간을 허비하여 "가뭄에 콩 나듯" 채용시장에 나와있는 좋은 인재를 경쟁사에 빼앗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치열한 생존게임을 해야 하는 기업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겨야 할 경력 인재를 "무턱대고 아무나" 뽑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경력채용을 최종 결정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안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경력채용을 함에 있어서 그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단순히 결원이 생겼거나 신규 사업을 추진해야 하므로 새로운 경력자를 채용하겠다는 단순한 사고로는 경력채용이 가진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채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해야 하며 이런 이해는 다각적인 방면에서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분석을 통해 얻어진 결론이어야 합니다.
둘째, 경력채용으로 생기는 문제점 혹은 장단점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사전에 파악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 어떤 것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경력채용 역시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습니다. 장단점이라는 것이 보는 시각과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 기업과 조직의 현재 상황, 동종 혹은 관련 업계의 관행 및 Trend 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현실을 감안한 것이어야 합니다.
셋째, 경력채용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분명 경력채용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력채용 이라는 것은 임직원의 이탈, 혹은 업무의 과중,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등 주로 현재의 임직원으로 해결하지 못 했던 "오래되고 고질적인 문제" 혹은 "중대한 필요"에 의한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대체로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고 하더라도 일개 개인이 짧은 시간 안에 해결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물리적 시간과 시스템 등이 필요합니다. 경력 채용된 인재가 시스템을 파악하고 문화에 적응하고 업무를 숙지할 만한 충분한 시간과 환경을 제공한 후에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외에도 경력채용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상황을 필히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경력채용을 통한 예상되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효과는 무엇인지?
● 현실을 무시한 너무나도 보수적이고 높은 기준으로 경력채용을 하는 것은 아닌지?
● 현재 생긴 결원이 꼭 충원을 해야 하는 자리인지?
● 시스템이나 업무 분담을 통해 충원이 아닌 방식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지?
● 경력채용이 현재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이득이 되는지? 단지 단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봉책은 아닌지?
● 이번 경력채용으로 인하여 더욱 중요한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 진열장의 장식품을 채우듯 구색을 맞추기 위한 채용이 아닌지?
● 팀의 입장에서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면 업무 관계자 혹은 관계 부서에서도 같은 생각인지?
경력채용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
사실 상기한 고려 사항들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이런 경력채용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냐는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식견과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경력채용에 대한 적절한 시각과 균형을 가지고 있다면 경력채용은 가족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식칼과 같이 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사람을 해치는 무서운 흉기가 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우선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경영자
-> 경력채용은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다."라는 점을 직시하고 단기간에 실적이나 문제점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린다.
인사담당자
-> "인사를 위한 인사"의 관점을 버리고 기업과 현업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력채용인지를 우선 생각하고 경영자에게 조언한다.
현업
-> "단순히 업무 강도를 줄이기 위한 본인의 입장"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 이익이 되는 경력채용인지를 먼저 생각한다.
후보자
-> 경력채용은 "최소한의 비용과 공백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다.
성공적인 경력채용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삼국지를 읽어보았을 것입니다. 다수의 사람들은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등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그들의 아름답고 드라마틱한 우정, 전설과 같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바라보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력채용에 한해서는 단연 조조가 발군입니다.
조조는 기본적으로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사람을 쓰는 용인술도 무척 뛰어났다고 합니다. 특히, 인재의 역량과 잠재력을 정확히 파악해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합니다.
인재에 대한 욕심이 많은 조조는 심지어 방금 전까지도 가족과 아군을 무참히 도륙한 "불구대천지원수"와 같은 적군의 장수에게도 좋은 인재라는 판단이 서면 위험을 무릅쓰고 발탁하는 용기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평소 냉정하고 신상필벌이 명확한 것으로 유명한 조조이지만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라고 판단이 되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실수에도 눈감아주고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공격도 막아주는 하해와 같은 아량을 베풀었습니다.
이러한 조조의 리더십은 수많은 인재들이 모이게 하였고 조조의 휘하에서는 귀신도 속이는 지략가, 용맹한 장수, 뛰어난 문장가를 비롯하여 병참과 행정에 능한 관료들이 구름처럼 많았습니다.
물론 조조도 처음에는 현대의 많은 기업들이 하듯이 "가족경영"을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하루가 지나면 주인이 바뀌고 자신의 이익과 목숨을 위해 배신이 난무하던 "삼국지"의 시대에서는 혈연으로 엮인 가족이나 친척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조조는 곧 "가족경영"의 한계를 느끼고 대담한 외부 수혈 즉, 경력채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타국과 전쟁을 벌여 승리할 때마다 적군 가운데에서 좋은 인재를 발탁하기 시작했습니다. 종국에는 타국의 장수뿐만 아니라 일개 산적이나 도둑떼에서도 뛰어난 재목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과거, 지위 고하, 신분을 막론하고 중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조조의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적군이라도 뛰어난 무공은 어디 가지 않는다 나의 편이 되면 그의 무공은 내 것이 된다."
"명예가 필요하면 이름있고 평판 좋은 명망가를 데려다 놓으면 된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이 함께 하는 사람이라면.."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고 자연스레 나의 명예도 좋아질 것이다."
조조의 용인술은 바로 "적재적소에 필요한 능력만 본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합니다.
"당장의 고기를 얻을 요량으로 도축을 하는데 천하를 떨어 울리는 뛰어난 문장력을 지닌 청렴한 선비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오직 그곳에 맞는 능력만으로 천거하라. 필요한 곳에 대한 충분한 능력이 있다면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라는 것이 조조의 생각이었습니다.
이것이 필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입니다.
성공적인 경력채용을 위해서는 "경력채용"에 대한 정확한 목적과 이유를 파악하고 그 목적과 이유에 합치한다면 다른 것들은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기업에서 몇 년 째 해결하지 못하는 생산설비개선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역량을 지닌 뛰어난 엔지니어를 미숙한 영어 때문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탁월한 혜안과 수많은 성공적인 프로젝트 실무 경험이 있는 중견 대학 출신의 PM과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명문 대학 출신에 깔끔함 외모의 컨설턴트 사이에서 고민하지 마십시오."
"훤칠한 외모에 3개 국어에 능숙하며 뛰어난 기술적 소양과 실무 경험이 있는 인성 좋은 3년 차 대리는 현실세계의 사람이 아닙니다."

김기경 컨설턴트 / kay@nterwa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