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채용시장에서는 신입 공채와 마찬가지로 경력 채용도 굉장히 경쟁이 치열하다. 이렇다 보니 후보자들이 이력서를 더 화려하게, 면접에서 자신을 더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것은 후보자들의 자연스러운 의무이자 능력 아닌 능력이 되었다. 하지만 이면에는 명백한 부작용이 존재하기도 한다. 몇몇의 후보자들은 허위로 이력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에서 본인의 업무를 부풀려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한 다른 사람의 성과를 마치 본인의 것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잘 포장된 스펙과 화려한 언변을 갖춘 후보자를 채용해보니 막상 기대했던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또다시 채용을 고민해야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조직문화가 맞지 않아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퇴사를 하는 후보자들이 생겨나면서 많은 기업에서는 잘못된 인재 채용으로 발생되는 시간적, 금전적 손실을 입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예방하기 위하여 평판조회가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평판조회는 후보자가 근무한 회사의 주변 인물들 즉 직속 상사나 동료, 후배 또는 협업 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통하여 후보자를 깊이 있게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하여 후보자의 업무 역량 및 성과뿐만 아니라 리더십, 대인관계, 도덕성, 성향 등 서류나 면접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은 후보자가 이전 직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조직생활을 하였는지, 또한 동료들이 판단하는 후보자의 실제 업무능력이 어떠한지 궁금하다. 평판이 좋지 않았던 한 후보자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국내 대기업에 지원한 L 씨에 대한 평판조회가 진행되었다. 업무적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고, 부서 내에서 나름 인정을 받는 후보자였지만, 독단적인 업무방식과 조직에 융화되지 못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또한 후보자의 팀장이었던 상사는 본인의 팀원들 중에 가장 관리가 어려웠던 사람이라고 말했으며, 모든 참고인들이 후보자에 대한 개인적인 취미나 관심사에 대하여 아는 이가 한 명도 없었다. 그만큼 후보자는 주변 인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조직력과 융화를 강조했던 그 기업에서는 후보자의 성향이 기업조직문화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최종 탈락 통보를 하였으며, 서류상으로 완벽했던 후보자는 결국 최종 단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평판조회는 스펙처럼 포지션에 적합한 인물을 구별해내는 1차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선별된 후보자 중에 기업과 업무에 보다 적합한 후보자를 선택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평판”을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부러 주변 사람들에게 의식적으로 잘 보이려고 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투자와 노력은 필요하다. “좋은 평판”을 위한 세 가지 조언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본인의 성과와 목표가 확실해야 한다.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열심히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만큼 결과적으로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비록 작은 성과라도 가시적이고 수치화될 수 있는 본인만의 성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지속적인 노력이다. 아무리 성과와 실적이 좋다 하지만 그것이 일시적이거나 우연의 일치로 얻어진 성과라면 그 실효성을 잃게 될 것이다. 또한 본인의 장점이 성실함이라면 마지막까지 성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조직 내에서 인정받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당신이 함께 일하는 상사, 동료, 후배들뿐만 아니라 타 부서 사람들과도 관계를 잘 맺는 것이 좋다. 어느 누가 당신에 대한 평판을 말해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항상 사람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과, 머무는 자리의 흔적을 잘 남긴다면 사람들은 당신을 인정해 줄 것이고, 직장에서의 평판뿐만 아니라 당신 인생의 평판까지도 높게 평가될 것이다.
평판이 곧 당신의 스펙이며, 당신의 가치를 말해줄 것이다.

박지수 컨설턴트 / suepark@nterwa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