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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 서남표 천일의 기록
책 소개
2006년 7월, 서남표 MIT 기계공학과 석좌교수는 “KAIST를 세계 최고의 이공계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5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구호만 앞세운 개혁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를 위해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KAIST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책은 그로부터 3년 간 서남표 총장이 보여준 리더십과 KAIST의 변화를 기록한 것이다. 교수 테뉴어 심사 강화, 성적 나쁜 학생에게 등록금 부과, 100퍼센트 영어 강의, 인성 평가 위주의 입시 개혁, 에너지 환경 물 지속가능성 연구 방향 설정, 고위험 고수익 및 융합 연구 강화, 학과장 중심제, 미래 잠재력을 중시한 교수 채용 등 서 총장은 가시적인 KAIST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사실 그가 바꾸어 놓은 것은 제도가 아닌 ‘프레임’이었다. 그의 프레임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문제점보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과감하게 문제에 도전하는 ‘태도의 프레임’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의 목적과 본질에 충실한 ‘방법의 프레임’이다. 서 총장식 ‘태도의 프레임’에 따르면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도 “됩니다, 두고 보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서 총장 자신이 창안한 공리적 설계이론을 토대로 만든 ‘방법의 프레임’은 대학이 키울 인재상을 ‘20년 후 지도자’로 설정하고 그에 따라 대학의 시스템을 재부팅하고 문제를 초기화하여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서 총장은 말한다. “나는 개혁하려 하지 않았다. 목적을 분명히 했을 뿐이다”‘세상에는 좋은 설계와 나쁜 설계가 있다’
목적을 가장 잘 이룰 수 있는 설계를 하기 위해
나는 언제나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어린 시절 경험했던 전쟁과 고학이라는 두 단어는 서남표 총장의 인생에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전환점은 그의 인생에 두 가지 선물을 주었다. 바로 공학자로서의 삶과 주어진 현실과 환경을 수용하고 즐기는 법이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설계, 좋은 설계를 하기 위해 서 총장은 언제나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세계 최고의 명문 공과대학인 MIT를 바꿔버린 MIT 기계공학과 교수 서남표는 이제 KAIST의 총장으로서 KAIST를 세계 명문으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 방법을 제시한다.

서남표의 10가지 승부수

하나. 목적을 분명히 하라
서 총장은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모든 일을 시작하고 추진한다. 그런 측면에서 목적은 서남표 리더십의 핵심 요소다. 그는 목적을 정하고 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해법과 전략을 도출한다. 그리고 다시 이 해법과 전략을 제2의 목적으로 삼아 다시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과 전략을 만든다. ‘목적이 뭐냐’라는 물음은 일을 시작할 때뿐만 아니라 최종 결과에 이를 때까지 계속된다.
둘. 비전을 공유하고, 시스템이 일하게 하라
서 총장은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취임 직후 현재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비전을 설계했다. 이 비전의 실현을 위한 목표는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대학’이었다. 목표와 비전을 위한 KAIST의 정신은 열정, 강한 신념, 개척정신, 창의성, 상호존중, 윤리로 정했다. 그는 앞으로 KAIST를 미국의 스탠퍼드나 MIT와 같은 유명 대학들을 좇기보다 KAIST를 선진 이론과 파격적인 기술의 전진 기지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셋. 열정을 불살라라
새벽 2시에도 답변 메일이 오고, 새벽 3시에도 일어나 일을 한다. 과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열정’이라고 말하는 서남표 총장은 스스로 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총장 취임 후 그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KAIST란 단어뿐이다. 모든 결정에 앞서 그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먼저 묻는다. ‘Is it good for KAIST?(이것이 KAIST에 좋은 일인가?)’

넷. 원칙과 속도로 승부하라
연구도 남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아이템으로 앞서가야 한다. 연구에서도 ‘선점’이 중요하다. 선두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남들에 비해 앞서나갈 수 있다. 승리를 목표로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노력한다면 빠른 속도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것이 서 총장의 말이다.

다섯. 프레임을 벗어던져라
대부분의 교수들이 영향력 있는 기초 연구나 기술혁신 분야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없고 논문 쓰기 정도는 보장이 되는 안전한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이러한 문화를 바꾸기 위해 그는 연구 패턴을 바꿀 필요성이 있음을 깨닫는다. 바로 고위험 고수익 연구다.

여섯. 자신을 담금질하라
국내 대학 사상 전례가 없던 KAIST 테뉴어(정년 보장제도) 신청 교수 대량 탈락 사태는 MIT 등 외국 명문 대학과 동등한 위치로 끌어올리겠다는 서남표 총장의 의지에 따른 결과였다. 서남표 총장은 유능한 교수는 파격적인 대우를 해서라도 데려온다. 박사 학위를 갓 딴 스물여섯의 ‘풋내기’여도 상관없다.

일곱. 새로운 인재를 디자인하라
성적 평가로는 당장은 똑똑한 학생들을 뽑을 수는 있지만 20년 후 국가를 먹여 살릴 지도자는 찾아내기 어렵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는 전형 방식을 인성 위주(종합 역량 평가)로 바꿔 성적으로 볼 수 없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겠다는 것이 서 총장의 생각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분야만 연구하여 ‘통합적 사고’가 부족한 이공계 새내기를 위해 숲 전체를 보게끔 돕기 위해 KAIST에 ‘새내기 디자인 수업’을 개설한다.

여덟. 과감하게 도전하라
인류의 당면 문제를 풀어야 세계적인 대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온 서 총장은 KAIST의 연구 방향을 놓고 고민하던 중 EEWS(에너지, 환경, 물, 지속가능성) 연구를 생각해냈다. 앞으로의 국가 성장은 그린오션(Green Ocean)에 달려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실패해도 좋으니 과감하게 고위험 고수익 연구에 도전해보라고 교수들을 독려한다. EEWS가 연구 방향의 혁신이라면, 고위험 고수익 연구는 연구 문화의 혁신이다.

아홉. 한계를 뛰어넘어라
단순히 자기 분야만 열심히 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통섭적 사고’를 할 때다. 영향력 있는 연구 결과가 나오려면 연구자 간의 교류가 중요하고, 특히 서로 다른 학문이 만나야 한다. KAIST의 교수들은 현재 한 강의를 여러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통섭적 사고’를 길러주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열. 조직을 글로벌화하라
KAIST 캠퍼스에서는 영어 단어를 빼곡히 ? 쪽지를 들고 다니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바로 서 총장이 2007학년도 신입생부터 전 과목 수업을 영어로 하게 하면서 생긴 진풍경이다. 물론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서 총장은 우수한 외국인 교수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 또한 학생과 교수가 외국의 학자들과 어울려 활발한 토론을 벌이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세계 최고 과학기술 대학을 위한 KAIST의 노력이다.

서남표의 인생 지침

1. 미래의 지도자가 되려면 ‘공부 기계’여서는 안 된다. 리더십과 인성을 갖춰야 한다.
2. 연구를 할 때도 실패를 무서워하지 마라. 과감하고 창의적인 마인드가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3. 교육받은 사람은 이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책임이 있다.


- 목차 -

서문 그가 바꾸려 한 것은 KAIST가 아니라 ‘프레임’이었다 _ 6

Part 01 세계를 뒤흔든 공학자

꿈과 고학 그리고 인연 _ 17
세계적인 공학자의 탄생 _ 39
미국 공학을 뒤집다 _ 55

Part 02 KAIST를 세계 최고로 만들어라

KAIST와 한국 과학기술계의 고민 _ 75
‘과학기술사관학교’ KAIST _ 86
지구 반대편에서 온 구원투수 _ 89
재미있는 노벨상 이야기 _ 102
러플린 방식과 매직 코트 _ 105
러플린과 서머스 _ 116
KAIST의 선택 _ 119
서남표의 사람들 _ 126

Part 03 서남표의 10가지 승부수

첫 번째 승부수 : 목적을 분명히 하라 _ 131
수도꼭지이론 _ 145
두 번째 승부수 : 비전을 공유하고, 시스템이 일하게 하라 _ 147
“1000억만 대출받게 해주세요” _ 156
세 번째 승부수 : 열정을 불살라라 _ 159
서남표 총장의 하루 _ 164
네 번째 승부수 : 원칙과 속도로 승부하라 _ 167
“약자에게 관대, 강자에게 당당” _ 176
다섯 번째 승부수 : 프레임을 벗어던져라 _ 179
검증이 먼저냐, 특허가 먼저냐 _ 183
여섯 번째 승부수 : 자신을 담금질하라 _ 185
교수 공모라뇨? 삼고초려 해야죠! _ 204
일곱 번째 승부수 : 새로운 인재를 디자인하라 _ 207
문화적 다양성의 종합판 ‘CT대학원’ _ 234
여덟 번째 승부수 : 과감하게 도전하라 _ 237
연구문화 바꾸는 ‘서남표 곡선’ _ 242
아홉 번째 승부수 : 한계를 뛰어넘어라 _ 245
김장훈은 과학을, KAIST는 감성을 훔치다 _ 258
열 번째 승부수 : 조직을 글로벌화하라 _ 261
KAIST가 실리콘밸리로 쳐들어간 까닭은? _ 270

Part 04 서남표의 힘, KAIST의 힘

개혁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 ‘기부’ _ 275
KAIST를 주목하라 _ 293

부록 서남표 총장의 국내 미발표 논문 2제 _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