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방어태세를 갖추어 우군에게 의심하는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하고 적도 감히 함부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한 다음 적이 어리둥절할 때 몰래 주력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 이것은 벌레들이 과일을 파먹는 원리에서 활용한 것. 우군과 연합하여 적과 싸울 경우에는 적과 아군과 우군 세 당사자의 형세를 자세히 관찰하여야 한다. 만약 다른 곳에 제 3의 적이 나타났으면 진지가 그대로 있는 것처럼 위장한 다음 조용히 빠져나가야 하니, '금선탈각' 의 계책은 단순히 도망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대를 분할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동할 때는 기치와 장막을 그대로 두고 징과 북을 여전히 울려 전투태세의 본래 모습이 조금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 적이 감히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우군에게도 의심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금선탈각이란 적과 싸움을 계속하면서 몰래 정예부대를 다른 곳으로 은밀하게 빼돌려 또다른 적을 습격하는 계책이다.
만천과해(瞞天過海)
"눈을 속여 상대의 판단을 흐리게 하라." 원문에 보면 '군사적 방비가 지극히 주도면밀하고 철통같은 경우 오히려 병사들의 투지는 해이해져서 적을 업신 여기기 쉽고 평상시 늘 보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의심하지 않게 된다." 고 적혀 있다. 암암리에 수행하는 작전이지만 공개적인 작전 속에 포함되어 언뜻 보기에 공개적인 작전과 서로 모순, 상치되지 않는다. 이는 역리에서 음과 양이 서로 조화롭게 작용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몰래 수행하는 작전일수록 큰 성과를 얻어야 하니 지엽적인 문제에 연연하서는 안된다. 몰래 처리한다고 해서 밤중에 물건을 훔친다든지 궁백한 마을에서 사람을 죽이는 따위의 뻔히 눈에 보이는 어리석은 짓은 모사가 할 일이 아닌 것처럼 사기꾼의 수법은 대단히 엄밀하여 만천과해의 일종처럼 보인다, 즉 상대가 이쪽을 절대적으로 믿게 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특성이 있다, 자연스럽게 믿도록 해 놓고 상대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미인계(美仁計)
삼십육계에서 보면 삼십일계가 미인계이다. 그 원문에 "점괘에서 제시하기를 자신의 복수의지를 깊숙히 감추고, 상대의 내부에 있는 허점을 노려 그들을 약화시키면 국면을 호전시켜 존립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삼십일계는 패전계에 속해있다. 이 계책은 패전상태에 있거나 지극히 불리한 환경에 직면했을 때에 쓰는 계책이다. 패배를 반전시켜 승리로 이끌고 불리한 조건을 역이용해서 유리하게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인계는 간단히 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사용하기가 아주 복잡한 계책이다. 그러나 일국의 운명을 뒤바꿀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나면 성공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이 미인이 지적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성공은 거의 불을 보듯이 확실해진다. 최후로 임무를 수행할 의지를 갖추고 있다면 이미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점에서 미인계의 귀매괘는 젊은 여자가 시집가는 것을 뜻하지만 정상적인 혼인이 아니라는 데 묘미가 있다. 성(性)을 무기화한 유일한 계책이다.
반간계(反間計)
간(間)이라고 하면 적 상호간에 의심하고 꺼리도록 하는 것. 반간(反間)이라고 하면 이군을 역이용하여 적의 상호간을 이간시키는 것을 말한다. 손자병법에서도 반간이라고 하면 적의 간첩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간계를 운용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용법이 있다. 한가지는 적의 관리를 매수하여 아군의 간첩으로 만드는 일이다. 다른 한가지는 바로 옆에 적이 있는 줄 뻔히 알면서 모르는 척하며 거짓 정보를 흘려서 돌아가 보고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일종의 장기취계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저추신(釜低秋薪)
"힘으로 이길수 없거든 적의 기세를 떨어뜨리는 방법을 써라!" 원문에 보면 힘으로 적을 상대하여 이길 수 없거든 적의 김을 빼라고 되어있다. 즉 비유해서 말한다면 물이 끓는 것은 일종의 기세에 의한 것이니 그것은 바로 불타는 기세다. 끓는 물과 뜨거운 불이 합쳐진 힘은 양(陽) 중의 양으로써 그 기세를 누구도 당할 수 없다. 위료자가 말하기를, "사기가 왕성할 때는 적과 부딪혀 싸우고 사기가 떨어지거든 달아나라."고 하였으니 기세야말로 긴요한 힘이었던 것이다. 적의 기세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상대가 싸울 뜻을 잃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세 있게 끓는 물통의 뚜껑을 열어 김을 빼는 것처럼 적의 투지를 약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상옥추제(上屋抽梯)
"나무에 올려놓은 후 흔들어라." 일부러 파탄지경에 이른 것 처럼 보여 적에게 좋은 조건을 줌으로써 아군 깊숙이 들어오도록 유인한 다음 선두부대와 후위부대를 끊어 적의 주력부대를 헤어날 수 없는 사지에 빠뜨린다. 즉, 적의 식욕을 이용해 독이 든 고기를 먹게하여 죽이는 것이다. '사(唆)'란 적에게 조그마한 이익을 주어 유인하는 것이다. 만약 조그마한 이익만 주고 유인한 다음 다른 계략을 쓰지 않는다면 적은 미적거리며 더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상옥추제'의 계책을 쓸 때에는 반드시 적이 흔쾌히 이 쪽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는 좋은 사다리를 걸쳐놓고 올라가도록 유혹하듯이 상대가 미적거리지 않고 이쪽의 뜻대로 하게끔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수상개화(樹上開花)
꽃이 없는 나무에 조화를 붙여 마치 화려한 모습을 보이듯이 병력수가 적더라도 많이 보이게끔 치장하여 적을 압도하라는 것이다. 원문에 보면 남의 병력을 빌려 진지를 구축하면 약소한 병력으로도 강대한 군대처럼 보이게 된다. 큰 기러기가 높이 날아오를 때 떨어뜨리는 깃털은 예식에 서 장식품으로 쓸 수 있다는 논리처럼 기세를 타야 세 과시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나무는 ㅂㄴ디 꽃이 없는 나무지만 꽃을 피우게 할 수 있다. 즉 비단이나 종이로 오리고 색칠하여 조화을 만들고 나뭇가지에 그것을 붙이면,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관찰하지 않고는 쉽게 그 진위를 알아차릴 수 없다. 아무리 빈약한 가지뿐인 나무일지라도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 붙이고 나뭇가지를 서로 결합시켜 찬란한 빛을 발하도록 완벽한 꽃나무를 만들어라. 이것은 곧 우군의 본진에 정예부대를 포진시켜 왕성한 기백과 웅장한 위세를 과시하여 적을 제압하라는 것이다.
순수견양(順手牽羊)
"작은 이익일지라도 손이 닿기만 하면 챙겨라." 원문에 보면 '조그마한 틈이라고 생기면 놓치지 말고 이용해야 하고 보잘 것없는 이익이라고 생기면 있는 힘을 다해 손에 넣어라. 적의 조그마한 실수가 아군에게는 승리의 발판이 된다. 대군이 움직일 때는 작은 헛점과 실수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하면 전쟁을 치루지 않고도 ㅏㅇ대로부터 승리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전법은 승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범수가 진소왕에게 다음과 같이 건의했다. "대왕께서 이웃 나라를 치게 되면 한 치의 땅을 얻오고 대왕의 땅이 되며 한 자의 땅을 얻어도 대왕의 땅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유명한 '득촌즉왕지촌이요 득척역왕지척'이라는 계책이다. 손 가까이 있는 것부터 철저히 챙겨 이득을 얻으라는 것이다. 비록 작더라도 이득을 얻을 수만 있다면 소홀히 넘기지 말아야 한다. 장사의 비결 같은 말이지만 싸움에서도 필요 불가결한 자세이다.
연환계(連環計)
두 계책을 혼합하여 사용하면 아무리 강한 적도 무찌를 수 있다고 한다. 연환계의 핵심은 바로 적끼리 서로 묶고 묶이도록 하여 행동을 둔화시킨 후에 공격하는 것. 필재우라는 장군은 종일 적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골탕을 먹이다가 해질 무렵 미리 준비한 식욕을 돋우는 냄새가 강한 향을 바른 콩을 땅바닥에 뿌린 뒤 싸우는 척하다가 후퇴했다. 적은 기세등등하게 추격하려 했으나 말들은 벌써부터 굶주린 상태라 콩냄새를 맡자 식욕이 동하여 땅바닥에 흩어진 콩을 핢아 먹기에 바빴다. 결국 아무리 채찍질을 해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이때 필재우는 대군을 이끌고 반격하여 일거에 대승을 거두었다. 이것은 굶주린 말과 콩을 묶어놓고 친 것이니 연환계의 특성을 잘 이용한 경우에 속한다 하겠다. 다른 계책과 달리 1+1=2가 아니라 3도 되고 4도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환계의 위력은 작전을 시작할 처음에 의도한 이상으로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데 더욱 매력이 있다고 하겠다. 적벽대전 전에 방통이 조조에게 헌책한 것도 연환계이다.
욕금고종(欲擒故縱)
'강한 말일수록 장문으로 잡아라. 그리고
간신히 살아갈 길을 터 주어라.'라는 계책. 적을 달아날 길도 없게 추격하면 맹렬한 반격을 받게 되니 일부러라도 간신히 살아갈 길을 터주어야
한다. 추격할 때는 바짝 몰아붙이지 말고 놓치지 않을 정도로 쫓아서 그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투지가 사그라져 병력이 분산될 때를 기다려 붙잡는다.
이와 같이 용병하면 피를 흘리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 소위 놓아준다는 것은 적이 완전히 달아나도록 내벼려 두라는 것이 아니라 추격을 다소
느슨하게 하라는 뜻이다. <손자 - 군쟁편 designtimesp=16225>에서 말하는 '궁지에 몰린 적은 추격하지 말리'는 것도 이런 의미다. 결국 고양이에게 쫓긴 쥐가 막바지에 이르면 오히려 사생결단하고 달려든다는 의미와 같다.
원교근공(遠交近攻)
"정치의 세계는 사방이 적이다, 먼곳의 적에게 미소를 보내고 가까운 곳에서는 비수를 들이댄다." 원문에 보면 '군사적인 목표가 지형상의 제약하에 놓여 있을 때는 가까이 있는 적을 공격하는 것이 유리하며 먼곳에 있는 적을 공격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리하다."고 되어 있다. 이런 이치처럼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혼란한 상황에서는 서로가 이합집산과 권모술수를 총동원하여 각자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 한다. 이런 때일수록 먼 곳에 있는 적은 공격하지 말고 친교를 맺어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가까이 있는 적은 멀리 있는 적과 달리 친교를 맺어서는 안된다. 자칫 가까이 하게 되면 자신의 심장부에서 변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의 세계에서는 정치의 뜻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친형제 사이라 할지라도 적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정치에 뜻을 두고 있지 않은 이웃이나 낯선 사람이 가까이 할 만한 상대라고 할 수 있다.
이일대로지계(以逸待勞之計)
상대가 피로하기를 기다렸다가 치는 계책으로 원문에 보면 적군이 곤경에 처하도록 하되 직접 공격하여 적을 곤경에 빠뜨리는 방법은 쓰지 않는다는 계책. 손자병법의 허실편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무릇 싸움터에 먼저 도착하여 적이 오기를 기다리게 되면 병사들이 편안하고 한가하게 전력을 비축하게 되고, 뒤에 전장에 도착하여 쉴틈이 없이 다급하게 적과 마주쳐 싸우면 병사들이 피로를 견디지 못한다. 그러므로 작전을 잘 세우는 사람은 적을 조종하지 적의 조종을 받지 않는다, 적군 스스로 어려움에 처할 때 까지 기다린다는 말이지만 소극적으로 그렇게 되기를 기다린다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그렇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결국 주도권을 쥐고 이쪽은 작은 힘을 쓰는 대신에 상대방은 많은 힘을 소모하도록 만드는 것이 이일대로지계의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호경식지계(二虎競食之計)
허저가 서주에 있는 유비와 여포를 무찌르기 위해 정병5만을 요구하자 순욱이 나서서 말하기를, "군마를 동원하기보다는 지금 유비가 서주를 다스리고 있지만 칙지를 받지 못한 터이니 유비를 서주목으로 주청한 다음에 밀서를 내려 여포를 죽이라고 하면 유비가 제대로 할 경우 여포가 죽을 테니 결국 그의 한 팔을 자르는 것이 될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에는 화가 난 여포가 유비를 죽이게 될 것이니 이것이 바로 이호경식지계, 즉 두 호랑이 사이를 갈라놓고 싸우게 하여 결국은 저희끼리 잡아먹게 만드는 계략" 이라고 하였다. 상대의 갈등과 알력을 이용하거나 또는 조장하여서 목적한 바를 이루는데, 이호경식지계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서로 연합하고 있을 때 이를 깨뜨릴 수 있는 계책이다. 이는 일종의 차도살인 수법의 변형으로 볼 수 있다.
조호이산지계(調虎離山之計)
적에게 불리한 일기 조건이 형성되기를 기다려 적을 곤경에 빠지도록 하며 인위적인 위장술로 적을 유인하여 쳐부순다고 원문에 적혀있으나 말 그대로 호랑이가 산을 떠나면 힘을 쓰지 못하는 법, 이를 이용하는 계책이다. 예로부터 '벼슬아치는 인장에 의지하고 호랑이는 산에 의지한다'는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관청에서 도장받기가 힘든 것은 다를 바 없고 호랑이가 산을 떠나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호랑이가 평양에 내려오면 개에게도 희롱을 당한다.'라는 말도 있다. 이 계에서 호랑이는 적을 뜻하고 산은 적에게 유리한 조건을 뜻한다. 적이 유리한 장소를 차지하고 있거나 좋은 조건하에 있을 때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 유리한 점을 소멸, 희석기켜 놓고 이쪽의 유리한 점을 활용하는 계책이다.
주위상(走爲上)
삼십육계 가운데 36번째 계책으로 '달아나는 것이 상책'이라는 뜻. 원문이 보면 적에 비하여 현저하게 열세일 때는 적의 공격을 피해 도망쳐야 손실을 입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이것은 결코 비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되어 있다. 적의 전력이 매우 강하면 싸워서는 안 된다. 그럴 때는 반드시 항복하거나 강화하거나 달아나야 한다. 항복하면 완전히 패배하는 것이요 강화하면 반쯤 패배하는 것이지만 달아나면 패배는 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전쟁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적군이 몰려오는 것이 날마다 불어나 맞붙어 싸우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된 장수가 도망치면서 기치는 영채에 그대로 꽂아두고 산 양을 잡아 묶어 매달아놓은 뒤 두 앞발을 북위에 올려놓았다. 양을 은 거꾸로 매달린 고통을 참지 못하여 발로 북을 두드리니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상대는 진영이 비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다가 나중에서야 달아났다는 것을 알고 추격하려 했으나 이미 멀리 도망간 뒤였다. 이처럼 달아나는 데도 계책이 있다.
지상매괴(指桑罵槐)
뽕나무를 가리키며 홰나무를 욕하듯이 상대에게 위협을 주어 복종하게 만드는 계략이다. 원문에 강대국이 약소국에게 겁을 주어 복속시키려면 경고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방법을 흔히 사용하고 있다 한다. 적절한 강경책을 쓰면 지지를 받게 되고 과격한 수단을 쓰면 꼽짝 못하고 복종한다. 흔쾌히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부대를 통솔하여 적과 싸울 때 그 부대를 잘 다루어서 지휘에 복종하게 하는 것보다 물질적인 것을 제공하여 회유하는 것이 간편하고 빠른 방법이지만 그 방법은 도리어 의심을 살 염려가 있다. 그럴 때는 고의로 그 부대를 꾸짖는 것으로써 은연중에 경고를 한다. 경고란 그 부대의 복종을 유도하기 위한 일동의 사전 정지 작업이다. 이것은 적절한 강경책과 상대가 미처 예측하지 못한 정도의 압력으로 그들을 복종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부하를 다루는 요령인 것이다.
진화타겁지계
불난 집은 휘젓고 적의 곤경을 이용하여 쳐들어가라는 의미의 계책. 원문에 보면, 적에게 심각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쳐들어가 이익을 얻고, 적에게 내부적인 위기가 닥쳤으면 적의 영토를 점령하며, 적에게 외부적이 위기가 닥쳤으면 적의 백성을 탈취하고, 적에게 내우외환이 함께 일어났으면 그 나라를 병탄하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오, 월 동주시대에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가 천재지변을 당하여 벼가 모두 죽자 오나라를 침공하기로 결정하였다. 뒤에 오나라 왕 부타가 황지 땅에서 각국의 제후들과 회맹하느라 오나라를 떠났을 때 그 틈을 타 침공하여 원수인 오나라 부차를 죽게 한다. 이 계책의 본래 뜻은 불난 집에 침입하여 물건을 빼앗아 온다는 것이다. 남의 불행이나 위기상황을 이용하여 전과를 거두라는 의미이다. 비정한 계책이지만 상대에게 빈틈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사정을 봐주지 말라는 것.
차도살인(借刀殺人)
적의 실체가 이미 밝혀졌는 데도 동맹군의 태도가 모호할 때는 동맹군을 끌어들여 적을 무찔러야 이쪽의 힘을 아낄 수 있다는 계책. 공자의 제자 자공이 노나라를 돕기 위해 제나라와 오나라를 서로 싸우게 하고 다시 진나라로 가서 오와 싸우도록 했다. 결국 힘이 빠진 오나라는 격파당하고 제나라는 혼란에 처하게 되었으며 진나라는 강국이 되어 노나라의 후견국이 되었다. 남의 힘을 빌어 이렇듯 적을 물리치고 자기의 입장을 지키거나 목적을 달성하는 계책을 '차도살인'의 계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계책에 의하여 국가의 존망과 안위가 결정된 예는 상당히 많다.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빈번히 사용되고 있으며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이 경우 '살인' 이 목적이라면 '차도'는 방법이다. 이때 방법은 갖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가 있다. 적의 총체적인 역량일 수도 있고 혹은 재물일 수도 있으며 때로 상호간에 갈등을 조성, 증폭시키는 계략일 수도 있다.
치수법(治水法)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다스리는 지혜를 병법에 응용하였다. 치수법이란 물의 특성에 따른 이용법이다, 연원은 황허의 홍수를 다스린 우에게서 비롯되었다, 우는 물길을 자연스럽게 트고, 의도하는 대로 이끌어 치수정책에 성공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사방이 막히면 고여 있으며 고인 물이 많아지면 넘쳐 흐른다, 그러니 이런 물의 원리를 파악하여 치수하듯이 통치기술으나 전쟁 또는 처세술에 이용하면 어떨까? 이 방법을 이용항 때에는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즉 무리하게 강압적인 힘을 사용하지 앟고 상대방이 스스로 이쪽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손자병법에서는 치수법의 지혜를 활용하여 물 흐르듯 작전하라든지 상대방을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계책을 내놓고 있다.
<시형(示刑)의 술(術)><격류(激流)의 계(計)><귀양(貴陽)의 책(策)><대세(大勢)의 도(道)> 등이 이에 해당한다.
타초경사(打草驚蛇)
삼십육계의 공전계중 첫번째 원문에 보면, '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울 때는 정찰을 확실하게 하여 형세를 완전히 파악한 후 행동하라' 라고 되어있다. 적의 병력이 노출되어 있지 않은 경우 적의 음모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으니 함부로 진격하지 말고 적 주력부대의 동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거나 수색, 정찰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병서에서 말하기를, "진군하는 길가에 험준한 장애물이나 못이나 우물, 갈대밭, 우거진 숲, 무성한 잡초 또는 돌무더기 등이 있으면 반드시 조심하여 수색해야 하니 이런 곳은 적이 병력을 숨겨둘 수 있는 곳"(손자병법 행군편) 이라고 했다. '타초경사'의 계책은 원래 주 목적이 뱀을 찾아내 잡는 것으로 뱀을 잡기 위해서는 놀라 숲에서 나오게 하여 눈에 띄도록 먼저 숨어 있을 만한 곳을 두드리라는 것이다. 원문에도 있듯이 이 계책은 수색과 정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혼수모어(混水模魚)
흙탕물을 일으켜 시야를 흐리게 하라는 계책.
원문에 보면 적의 내부에서 발생한 혼란으로 힘이 약화되고 우왕좌왕하는 기회를 틈타 적을 나의 의도대로 따르게 하니, 마치 모든 동물들이 날이 어두워지면 쉬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동요할 때는 각 세력이 서로 충돌하게 마련이고 약자는 누구를 따를 것인지 반대할 대상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적이 이런 상황에 처하면 돌아가는 사태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으니 이때 자신을 따르도록 하여 내 편에 넣는 것이다.
<육도>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전군이 자주 놀라면 병사들의 질서가 어지러워 진다. 그리고 적이 강하다고 생각하여 두려워하며 질지 모른다는 말을 서로 주고받는다, 서로 눈짓하며 수군거리고 헛소문이 그치지 않으며 거짓말을 믿고 군령도 따르지 않으며 장수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으니 이것은 오합지졸이나 다름없다." 흙탕물을 일으켜서 어찌할 줄 모르는 물고기를 그물로 잡아올리는 것처럼, 흔들리는 적을 일격에 무찌르는 계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