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무능력하고 나쁜 상사의 법칙
한 젊은 왕이 있었다.
그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싶었다.
그리하여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자신을 두려워하고 복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권위는 점점 떨어져 가는 것을 느꼈다.
어느 날 그는 재상을 불렀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당신의 말을 따라 마음에 들지 않는 수많은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 처형했소.
그런데도 누구도 나를 진심으로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존경하지 않소.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인지 말해 보시오” 재상이 말했다.
“왕께서는 권력의 비밀을 아셔야 합니다.
임금님께서 처형한 자는 모두 죄를 지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죄 없는 사람들은 임금님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정말로 백성들을 굴복하게 만들려면 죄 없는 사람들도 처형하여 그들이 두려워하게 하셔야 존경을 얻어 낼
수 있습니다.”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재상을 처형하라고 명령했다. 바로 그 날이 왕이 존경을 받기 시작한 첫날이 되었다.
기업 내에는 이 이야기 속의 재상처럼 나쁜 상사들이 있게 마련이다.
나쁜 상사들은 좋은 부하들을 축출할 뿐 아니라 나쁜 직원들을 양산한다.
맥킨지 컨설팅이 임원진과 중간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나쁜 상사 밑에서 일해 본 적이 있
다고 응답한 직원들은 아래와 같은 주요 항목에서 대단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상사가 나의 경력 계발에 해를 끼쳤다 81%
* 상사가 내가 회사의 성과에 기여할 기회를 박탈했다. 82%
* 상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게 만들었다. 85%
기업이 어떤 관리자를 어떤 자리에 임명하느냐에 따라 성과는 크게 달라진다.
훌륭한 관리자는 훌륭한 팀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나쁜 관리자는 끔찍한 상황을 만들어 내고 만다.
그들은 더욱 더 나쁜 직원을 고용하게 됨으로써 팀의 무능력과 갈등을 가속시킨다.
자신만큼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 있어도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무능력하고 나쁜 상사가 더욱 무능력한 부하 직원으로 자리를 채우는 현상을 가리켜 네스케이프의 공동창업
자였던 마크 앤드리슨은 (Rules of Crappy People) ‘무능력하고 조야한 사람들의 법칙’ 이라고 불렀다.
주요 직무에 무사안일한 정치적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면 매우 명확한 순환 사
이클을 그린다.
나쁜 상사들이 주요 직무를 계속 보유하게 되면 유능한 부하직원들의 개발과 승진의 기회는 줄어 들 수밖에
없다.
계발되지 못하고 기회를 가지지 못하면 팀원들의 생산성과 사기가 떨어지게 되고 팀의 성과가 하락하게 된
다.
이내 유능한 직원들의 이탈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조직 전체에 확산될 때, 회사에 합류하려는 유능한 직원의 유입이 차단되고 결국 ‘인재전쟁의 시
대’에 기업은 쇄락의 길을 걷게 될 수 밖에 없다.
인재 전쟁의 시대에도 이런 나쁜 상사들이 여전히 포진되어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는 매우 권력 지향적인 경영자가 의도적으로 야비하고 증오심이 강하지만 맹목적인 충성심을 가진 나
쁜 관리자들을 필요한 자리에 정치적으로 포진시키는 경우다. 그들은 회사 전체를 감시하고 통제하고 장악
하고 싶어 한다.
마치 히틀러가 이런 인물들로 친위대와 비밀경찰을 육성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회사에서 직원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다.
빨리 나와 다른 회사를 찾아가는 것이다. 상사를 바꾸기 보다는 회사를 바꾸는 것이 쉽다.
매킨지의 애드 마이클스는 무능력하고 나쁜 관리자들에 대한 조치가 빨리 이루어 지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
로 경영진들이 ‘지난 날 회사에 공헌을 했던’ 사람들이나 오래 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을 해고하거나 좌천시키
는 것을 즐겨 하지 않기 때문임을 지적한다.
그들의 경력 전체를 고려하여 과거의 공헌이 지금의 태만과 무능력을 상쇄해 준다고 생각하고 묵인하는 쪽
을 선택한다.
그러나 빨리 나쁜 관리자들을 재배치하거나 내 보냄으로써 조직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당연한 결정을
유보하는 것은 경영자의 무능이라는 것이다.
경영자가 조직에 대하여 가져야 할 책임은 분명하다.
더 이상 동료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고 기대되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존심을 잃어 가면서 계속 일
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인간에 대한 불경이며 경영자의 직무유기인 것이다.
무능력하고 나쁜 관리자들을 다루지 못하는 경영자는 똑같이 무능력한 사람이다. 이것은 ‘경영자의 실패’인
것이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나쁜 관리자들이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순은 간명하다.
객관적 기준에 의해 정리가 불가피 하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한 단계 낮은 직무로 이동시키거나
다른 자리로 좌천시키는 것이 좋다.
이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기준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그 사람이 원하거나 그 사람의 적성에 잘 맞는 일을 찾아 주는 성실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적절치 못한 역할은 신통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먼저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제대로 된 자리를 그 사람에게 배정해주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 하나는 관리자를 강등시킬 때라도 그들이 가능하면 권위와 위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 주어
야 한다.
예를 들면 홈 디포 같은 회사는 지역관리자를 점포관리자로 강등시킬 때 그들의 과실이 새로운 부하직원들
의 눈에 잘 띄지 않도록 대개는 새로운 지역으로 발령을 낸다.
인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회사에서의 경력관리도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와 함께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성공률이 높다.
적합한 자리로의 강등과 좌천을 통해 다시 좋은 성과를 내는 관리자로 복귀할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결과
는 없다.
그러나 계속해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팀워크를 엉망진창으로 만든다면 해고 시키는 것이 좋다. 빠를수록
좋다.
다시 서두의 이야기로 되돌아 가보자.
젊은 왕은 적절하지 못한 조언으로 자신을 이끈 재상을 처형함으로써 백성들의 존경을 얻어 내기 시작했다.
무능력하고 나쁜 재상이 만일 현명한 리더였다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목숨을 잃지도 않았을 것이고 훌륭한 리더로 존경 받았을 것이다.
“왕께서는 권력의 비밀을 아셔야 합니다.
몽둥이는 아주 큰 것을 준비해 두시되 표현은 아주 부드럽게 하세요. 그래야 사람들이 두려워합니다.
차갑고 냉정한 철의 손(iron hand) 이 없이는 사람들을 이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철의 손에는 늘 벨벳으로 장갑을 끼워두도록 하세요.
부드러움은 사람들이 모이게 하고 냉정함은 그 모인 사람 중에서 신통치 않은 사람과 좋은 사람을 가려내게
합니다.”
출처 : 구본형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