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명예퇴직이나 구조조정은커녕 기업들이 오히려 각종 인센티브를 주면서까지 붙잡고 싶어하는 ‘잘나가는 30대 직장인’은 대부분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째, 잘나가는 직장인은 성과가 있는 일을 골라서 한다.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인 만큼 직접적으로 수익을 내거나 수익을 낼 만한 실적을 보이는 직원을 대접해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은 직원의 총업무시간을 파악하고 이를 수익 창출에 기여한 시간과 그렇지 못한 시간으로 구분해 직원당 생산성을 평가한다.
평가를 통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직원은 아무리 바쁜 척하고 다녀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둘째, 유능한 30대는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대개의 경우 일에 대한 열정은 생산성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한 외국계 컨설팅 업체의 부사장 자리에 오른 권모씨의 나이는 37세. 38선 문턱에서 위기감을 느낄 만도 하지만 37세에 그는 이미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1994년 컨설턴트로 입사해 6년 만에 부사장이 됐으니 초고속 승진인 셈이다.
권 부사장은 이처럼 30대에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로 ‘일에 대한 열정’을 꼽았다.
일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자신의 업무가 단순히 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회사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온종일 그 회사 생각만 하게 된다. 길을 가다가 그 회사의 영업점이 보이면 들어가게 되고, TV를 보다 그 회사 광고가 나오면 광고 카피는 물론 배경 화면까지도 자연스럽게 눈여겨보게 된다는 것. 결국 일에 대한 열정은 주어진 업무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했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성과를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셋째, 유능한 30대 직장인은 상사 앞에서 꿀먹은 벙어리가 되지 않는다.
어느 TV 광고에서처럼 남들이 ‘예’라고 말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신념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상사에게 자신의 생각을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한 외국계 컨설팅 업체에서 상사가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한 직원에게 평균 이하의 점수를 준 사례가 있다.
이유는 자신의 논리를 상사에게 설득시키지 못하고 하라는 대로만 했기 때문이다.
묵묵하게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이 인정받던 시대는 지났다.
넷째, 뛰어난 30대는 자신에 대한 평판을 관리할 줄 안다.
낙관적인 성격과 조화로운 업무 스타일을 가진 사람은 조직 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상사나 동료들은 당연히 그와 함께 일하고자 한다. 결국 그는 주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되고 승진이나 인맥 만들기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따라서 밝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성공의 커다란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반면 항상 우울한 표정으로 비관적인 생각만 하는 사람은 본인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분위기까지 쉽게 망친다. 따라서 이런 직원은 상시 구조조정의 우선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직업능력을 연마하고 인맥을 만들기에 앞서 자신을 성공이라는 이미지에 어울리도록 단련하라.
이것이 성공적인 30대가 되기 위한 지름길이다.
프로정신으로 무장하라
다섯째, 유능한 30대 직장인은 커리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인맥이라는 커리어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직장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진로와 관련해서도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30대에 만들어가는 인맥은 많은 분야에서 그저 ‘알고 지내는 사람’이 아니라 경력과 관련해서 목적을 가지고 쌓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기업 경영에서 좋은 ‘관계’는 ‘좋은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는 향후 40대의 업무상 활동 범위를 넓히기 위한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여섯째, 프로페셔널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30대에 어떤 경력을 쌓느냐에 따라 40∼50대 자신의 모습이 결정된다. 경력을 쌓는 과정은 시장 지향적이어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능력은 타인에 비해 차별적 우위를 가지는 것, 희소성이 있는 것 확장 가능성이 있는 것 등 자신의 핵심역량에서부터 끌어내야 한다.
즉 다른 사람과 승부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일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만한 핵심 기술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계 IT 업체 홍보이사인 박씨(35). 30대에 이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모든 일에 항상 철저하게 임하는 ‘프로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곱째,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것도 능력이다.
외국계 제약업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의 한국 및 대만 지역 임상시험 총괄업무를 맡고 있는 강모(31)씨. 국제적인 프로젝트의 일부를 한국 지사에서 주도하는 것은 강씨의 경우가 처음이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팀장 직급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동료들이 언어문제나 사내에서의 불안정한 지위, 미개척분야 등의 이유를 들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임상시험팀에 그는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결국 남들이 기피하는 새로운 분야의 업무에 한번 도전해보자는 결심이 지금의 결과를 가져다준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