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1등을 꿈꾸며 산다. 어릴 때 “너 몇 등 하고 싶니?”라고 어른들이 물어오면 다들 한목소리로 “1등이요”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자신의 입장에서 현실적이지 않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학생이 아니다. 최단 시간에 최고의 성과를 올려야 인정을 받는 사회인이다. 그렇다면 우선 시간 대비 효율성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강병길 선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단 모든 것에는 가능성(probability)과 트레이드오프(trade off)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반에서 하위권인 학생이 다음 학기에 반에서 1등을 하고자 한다면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겠지만 뜻을 이룰 가능성은 다른 이들에 비해 매우 낮은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반에서 10등을 하는 학생이 5등을 목표로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이 경우 어떤 것을 희생하고 다른 것을 얻을 수 있는 트레이드오프가 형성되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그 가능성을 높일 수가 있습니다. 우선은 공부 시간을 많이 늘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면 포기한 만큼, 목표에 집중하면 집중한 만큼 그 가능성은 높아지게 됩니다.”
누구나 이룰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성공하고 싶다. 이때 많은 이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강병길 선임은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에게 ‘최선’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 다른 것을 포기함으로써 더 큰 목표에 충실할 수 있고,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것은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오직 달리기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니며, 단기 승부는 더더욱 아니다. 인생에서 가정, 건강, 친구, 취미 생활 등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성공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자원(resource)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며 적절한 목표점을 찾아야 된다.
그럼 적절한 목표점은 무엇일까? 강병길 선임은 이 부분에서 ‘오버리지’라는 말을 꺼냈다. 물론 잘못된 영어지만 오버리지는 over + average의 합성어로 중간은 넘었다는 뜻을 지닌다. 만약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가 나름대로 평판이 좋다면 졸업 후 석박사 과정을 밟거나 취직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다. 따라서 오버리지를 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중간 이하의 학생이 1등을 하는 전략을 취하면 어떨까? 아마 그 학생은 학업 이외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점수를 잘 받는 대신에 어학 능력과 기본적인 상식 등은 떨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오버리지 전략’이다. 우선은 목표의 바닥 라인을 세우고 그 그룹에서 중간 이상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각자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를 생각해보자. 지금 당신은 사원이고, ‘대리’를 목표로 승진을 바라보고 있다.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 이상의 경우에는 80% 이상이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한다. 그렇다면 대리가 되는 사람의 중간 이상이 목표점이 되는 것이다. 즉 상위 40% 이내로 드는 것이 오버리지 전략이다. 내가 상위 40% 이하라면 승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에 더 많이 투자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희생해야 된다. 만약 충분히 40% 이내를 자신한다면 그 시간을 자기 계발과 같은 장기적인 부분에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만약 당신의 목표가 특진이고, 대상자가 상위 10%라면 오버리지 전략으로 상위 5% 이내에 드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이전에 말했듯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가능성과 트레이드오프’이다. 누군가 현재 상위 80%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특진을 목표로 하는 것은 가능성이 너무 낮으니 우선은 대리로 승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너무 큰 목표를 잡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무리한다면 현재 가지고 있거나 미래에 가질게 될 것들 중 일부는 희생되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이룰 수 있는 가능성도 떨어진다. 그렇지만 자신이 현재 상위 15% 정도에 속한다면 한 번 도전해볼 만한 목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회사는 단기적인 전략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회사 역시 당신의 삶처럼 장기적인 것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자세히 분석해보자. 어떤 사람의 목표가 특진도 없지만, 누락도 없이 제때에 계속 승진하는 것이라고 해보자. 만약 대리 승진율이 80%, 과장이 70%, 차장이 60%, 부장이 50%라면 오버리지 전략으로 각각의 목표가 상위 40%, 35%, 30%, 25%가 된다. 대리 중에서만 과장이 되기 때문에 최초 모수에서의 승진자와 목표는 다음과 같다. 80%, 56%(0.8×0.7), 33.6%(0.8×0.7×0.6), 16.8%(0.8×0.7×0.6×0.5) 가 승진자가 되고 오버리지 전략점은 40%, 28%, 16.8%, 8.4%가 된다. 보통 한 직급 승격 연한이 5년 이상임을 감안하면 한 번 오버리지 전략점을 달성한 이후 그다음 전략점을 달성하는 것은 무모한 목표라고 보기 어렵다.
장기적인 마라톤을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해 1등을 한다고 그것을 끝까지 지킬 수는 없다. 회사 생활에서 성공하는 선배들을 보면 홈런을 몰아쳤다가 슬럼프를 가지기보다 지속적으로 안타를 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상황과 목표에 맞는 적절한 노력도 업무에 지쳐가는 직장인들에게 잠시 필요한 전략일 수 있다.
오버리지 전략의 주의사항은 고3이나 고시생 등 최선을 다해도 목표를 이루기 어려운 집단에는 전혀 적용될 수 없다. 속한 집단에서 상위에만 들어도 성공할 수 있는 비교적 우수한 집단에만 적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