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분야에서 일을 해오면서 그 동안 많은 프리젠테이션을 봐 왔습니다.
광고 프리젠테이션, 전략 프리젠테이션, 조사 프리젠테이션, 컨설팅 프리젠테이션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리고 가끔 저 저신도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가 있지요.

그러면서 어떤 프리젠테이션이 성공적이었는가를 살펴보게 되고 왜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분석해보았습니다.

저야 프리젠테이션을 잘 하지 못하지만, 프리젠테이션의 귀재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은 성공율이 대단합니다.
여기서 성공율이란 ‘설득에 성공했다’라는 의미죠.

어떤 비법이 있길래 이들은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분석이나 전략이 명쾌해서?
물론 이것이 기본이지만 그 외에 하나의 비법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파트 광고 하나를 만들어볼까요?

상황분석 요약: 브랜드 경쟁이 치열, 아파트 신규 수요 정체, 리모델링 수요 증가, 세련됨이 증가 등
소비자 분석 요약: 웰빙 기대심리 커짐, 조망권 중요, 푸른 환경 기대, 툭트인 넓은 아파트 선호, 아파트 구매 영향자는 여성 등
우리 제품(아파트): STP가 어쩌구 저쩌구..4p가 어쩌구 저쩌구… 등

그래서-
우리 아파트 광고는 ‘여자가 부러워 하는 웰빙 아파트~!’ 라고 컨셉을 잡았습니다.
라고 하는 것까지가 보통의 프리젠테이션입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고, 그런 것 같다라고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는 맞는데, 뭔가 하나 아쉬운' 상태로 있습니다.(대부분)
그러다가 논의가 길어지면 이런 부분 저런 부분, 단점을 짚어내기 시작합니다. ‘

그런데 고수들은 여기서 끝나지 않더군요.

“그래서-

우리 아파트 광고는 ‘여자가 부러워하는 웰빙 아파트~!’ 라고 컨셉을 잡았습니다.” 라고
말하고 모두가 대충 긍정을 보이는 시점에서(고개를 끄덕이는 바로 그 순간),
‘하지만, 이렇게 만드는 것은 다른 경쟁자들도 생각할 수 있는 광고입니다.
단지 누가 더 질을, 완성도를 높이느냐에 따라 미세하게 차이가 있을 뿐이죠.
이래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조금’ 더 새로움이 있는 광고안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진 후의 경쟁자들의 모습과 무엇이 다른 지를 설명합니다.
듣는 사람들은 방금 전까지의 광고 전략에 의식이 매달려있으면서
새로 설명하는 광고안에 따라오기 급급합니다.
이런 프리젠테이션을 들으면, 경험적으로 대부분 성공합니다.

즉, 성공하는 프리젠테이션에는 ‘안도와 반전’이 있습니다.

안도(安堵)는 80%의 공감을 얻어내는 과정이고
반전(反轉)은 청취자의 예측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다시 전개하는 전략으로 95%의 공감을 얻어내는 것입니다.

전략을 ‘자기 스스로 깨기’ 하는 겁니다.
내 전략을 내가 깨는 데 듣는 사람의 마음을 깨는 것은 훨씬 쉽지요.
안도와 반전을 통해서, 듣는 이로부터 ‘대단히 고민을 많이 했구나’라는
반응을 얻어냅니다.

그것이 성공의 비밀입니다.
단순하게는 하나의 스킬(skill)이지만,
들어가보면 ‘한번의 생각이 추가되는’ 고민의 과정입니다.
이것도 알고 보면 expectation과 experience의 차이에서 감동을 주는
E2전략 아닐까요?
단지 그것이 평범한 사람과 고수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글쓴이 : (주)CJ 마케팅 상무 김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