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자신감이 없어서인 경우다.
나는 자신감을 평가하기 위해 다음의 세 문장을 따라 읽게 하고 그 느낌을 들어본다. 한번 따라해 보시죠.
“자, 눈을 감아보세요. 그리고 우리 마음을 호수라고 상상하세요. 다음 문장을 천천히 소리내어 보세요. 순간 마음에 어떤 물결이 일어나는지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나를 사랑해’ ‘나는 한 인간으로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어’ ‘나에게는 무한한 가능성과 이를 이룰 힘이 있어’. 자, 어떤 느낌인가요?”
다양한 느낌을 이야기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강한 거부감을 느끼거나 따라하지 못한다.
내면에 지닌 부정적인 셀프-이미지와 맞지 않아서다.
평소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또 망칠 것 같아!’ ‘바보같이!’처럼 자기비난의 자기대화에 익숙해 있기에 어색한 것이다. 우리는 매일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을 한다. 그렇기에 생각과 감정은 늘 자기대화의 형태로 드러난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부정적인 자기대화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부정적인 신념과 셀프-이미지가 강화돼 간다는 점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자기대화가 늘어나는 이유는 알게 모르게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내면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자기비난의 소리를 내면화하기 쉽다. 그 대상은 흔히 자존감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부모나 교사와 같은 어른들이다. 이들은 아이가 아홉 개 잘한 것보다 한 개 잘못한 것을 들추어내 견디기 힘든 비난과 모욕을 안겨준다. 화살처럼 아이의 마음에 박혀 버리는 비난은 결국 아이의 목소리로 바뀌어 아이의 마음을 후벼 판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자기대화를 하는 사람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어린 시절 원망이 빠지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을 전적으로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는 이상적인 부모상을 갈망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욕망을 채워줄 사람은 없다. 있다면 오직 자신뿐이다. 즉, 자신이 받고 싶은 사랑과 칭찬과 격려를 스스로에게 먼저 해주는 것이 자신감 향상의 원칙이다.
나는 첫 상담부터 자기대화를 바꾸는 훈련을 한다. 자신이 듣고 싶었지만 들을 수 없었던 말을 스스로에게 하게 한다. 어색한 출발이다. 하지만 반복되고 자연스러워지면 어느덧 행동이 바뀌고 감정이 변화하고 마침내 삶의 태도가 달라진다. 사실 유능한 운동선수들과 고난을 극복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기격려의 대가들이다. 한국 수영의 기대주인 박태환 선수는 시합 전에 항상 ‘태환아! 이번 경기는 즐겨라!’라는 말로 과도한 긴장을 해소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게 어쨌는데?’ 이는 사생아였고 가난한 미혼모였던 오프라 윈프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 부딪힐 때 즐겨쓰는 자기대화다. 스스로를 바꾸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선 자기대화부터 바꾸어 보자.
도움말 : 문요한 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