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러한 고민을 두고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이를 겪는 사람은 결코 배부른 소리가 아니다. 돈만 따라 가는 이직은 결국 적지 않은 무리수를 부르게 되는 것이다.

이직 관리는 당신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그리고 불편해하는지, 그리고 그것과 어느 정도 타협을 할 수 있는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김선미양은 연봉은 높지만 그녀의 가치관과 상반되는 회사의 문화나 비즈니스 스타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직장 생활을 '좀 해본' 당신이라면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맞춰 선택해야 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했던가. 하지만 현명한 중은 왜 그 절이 안 맞았는지 생각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절을 찾아 나선다.

우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규모나 연봉이 아니라 '무형의 혜택(soft benefit)'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무형'의 혜택이므로 돈으로 정확히 환산할 수 없지만 돈만큼 중요하고 때로는 돈보다 더 비중 있는 혜택들이다. 다음은 다양한 상담자들이 털어 놓은 무형의 혜택 중 일부이다.

△트렌드를 이끌어 간다는 자부심이 크다 △일을 하면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좋다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이 맞는다 △비록 연봉은 크게 안 높아도 최연소 팀장으로 큰 책임감을 느낀다 △함께 의욕적으로 무언가를 이뤄낸다는 것이 보람이 있다.

당신은 어떤 혜택을 찾고 있는가? 이직 시 무형의 혜택과 연봉을 어떤 비중으로 균형을 맞출지 생각해 볼 일이다. 연봉 하나만 보고 가서는 안 된다. 당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더 나아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조건을 꼭 고려해야만 한다.

두 번째로는 '연봉 뒤에 숨은 기회비용'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주호(가명) 과장 역시 최근 이직을 하면서 연봉이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문제는 퇴근 후의 약속이나 자기만의 공부시간은 꿈도 못 꾸게 됐다. 바로 이것이 연봉 뒤에 숨은 비용, 바로 기회비용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 재직 중인 모 컨설턴트는 연봉을 깎고라도 A사 연구원으로 이직을 계획 중이다. 더 이상은 살인적인 업무 시간을 못 견뎠기 때문이다.

높은 연봉에는 대부분 이유가 있다. 이는 많은 업무량, 책임감과 스트레스의 큰 증가를 의미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은 정말 진리이다. 높은 연봉 뒤에는 숨어 있는 비용이 있다. 당신이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