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빅데이터 활용법
네트워크 이론 전문가 앨버트 라즐로 바라바시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인맥과 관련해서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덜 친한 사람이 더 가치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자주 연락하는 친구보다 연락이 뜸한 친구들과 소식이 닿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인데, 연락이 뜸한 친구에게서 더 중요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의 H사는 이 바라바시의 이론을 바탕으로 직원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직원 관계망을 분석해 누가 조기에 퇴사할 직원인지, 회사 내 핵심 인재가 누구인지, 소외된 직원이 누구인지 알아냈다고 한다.
또 다른 예를 보자. 미국의 A사는 임직원과 지원자들에 대한 DB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지원자가 과거에 A사에 지원했던 경험이 있었는지, 과거에 제출했던 이력서와 재지원으로 들어온 이력서에 차이는 없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한다. 지원자에 대한 소소한 정보, 인터뷰했던 정보들을 바탕으로 후보자를 더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가 그동안 작성해 왔던 이력서, 경력기술서, 자기소개서는 하나의 빅데이터이다. 기업들은 그 빅데이터들을 수집해서 지원자가 어떠한 환경에서 성장했고, 학창시절은 어떻게 보냈는지, 사회생활을 어디에서 시작했으며, 어떠한 조직에서 무슨 일을 해 왔는가, 일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지원자를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몇 장의 이력서 안에 기재된 반복된 데이터의 흐름과 주변을 통해 얻은 평판은 지원자의 성향이 어떤지, 어떤 조직에 맞는 사람인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또 앞으로 어떤 쪽으로 나아갈(경력계발) 때 더 만족하는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 등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당신의 빅데이터 직접 관리하라
이렇게 중요한 자신의 빅데이터를 남의 손에 맡길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본인의 빅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해 보자. 그 동안 자신이 써왔던 이력서들을 다시 한 번 훑어보고 내용을 검토해 보라. 또 살아오면서 기록한 것들, 웹사이트, 쇼핑몰의 구매내역, 출신 학교, 관심 분야, 직장생활, 여가활동 등 살아온 모든 것을 한번 되짚어 보자. 그러면 자신도 모르고 있던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굳이 DB를 구축하고 분석할 필요도 없다. 자신에 관한 정보들을 나열하다 보면 본인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간관계는 어떠한지, 누구와 자주 연락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을 아는 것은 혼란스러운 채용시장에서 자신의 몸값과 인지도를 올리는 길이며, 또 앞으로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확인하는 기초가 된다.
누구나 현재보다는 더 좋은 환경에 근무하고 싶어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 오늘 나의 직장생활이 미래의 내 자리를 만들고 이것이 삶에 있어 '나의 빅데이터'가 된다는 것을 상기하며 스스로 이력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소식이 뜸했던 지인들의 SNS에 안부 인사 한번 건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