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를 가진 청중들을 만났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에는 연설을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예도 있다.
미국 독립전쟁 후 조지 워싱턴은 사랑하는 고향 마운트 버논으로 농사를 지으러 돌아갔다. 그런데 영국과의 전투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상황은 달라진 게 없었다. 13개 식민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 13개 독립국가가 되었으며, 이 때문에 미군 병사들은 고생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자 불만을 품은 장교집단은 정부에 손해배상을 모구하고자 뉴욕으로 모였다. 정부는 워싱턴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장교들을 위해 연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연설장으로 들어선 워싱턴은 성큼성큼 연단으로 올라갔다. 장교들을 보니 길고 긴 전쟁 동안 함께 나누었던 힘겨운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는 어느 국회의원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꺼내 읽으려다가 그만 두고 장교들에게 사과의 말을 했다. 이어서 자신은 나라를 위해 싸우는 동안 백발이 되었을 뿐 아니라 눈도 거의 멀었다고 말한 다음 파란만장했던 인생사를 이야기해 나갔다. 워싱턴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장교들의 냉담했던 표정은 차츰 부드러워졌다.
이로써 그는 다시 한 번 장교들의 마음과 충성을 얻을 수 있었으며, 정부에 대한 저항적인 분위기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그는 자신들이 공유했던 과거와 가치를 일깨움으로써 위험한 상황을 무사히 넘겼던 것이다. 이러한 위싱턴의 용기있는 행동이야말로 리더십의 승리라 할 만 했다.
TV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청중들이 원하고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진행자로서 오랜 경험을 가진 그녀는 청중들이 듣고자 하는 바를 직감적으로 안다. 그래서 청중들이 기대하는 정보와 감동, 재미 그 밖의 볼거리들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발표자가 자신의 발표에 기대감을 갖듯이 청중들 역시 발표자에게 기대감을 갖는다. 따라서 발표자는 청중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감동을 줄 만한 것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출처 : 원스턴 처칠에서 오프라 윈프리까지, 위대한 리더들의 커뮤니케이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