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역량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그러나 이를 간과하는 경영진이 아직도 많다
두 역량 간의 상관관계는 오랜 기간 실증되어 온 내용이다. 미국만 보더라도, 18세기 독립 선언서와 연방주의자 논고 등 위대한 텍스트를 중심으로 국가의 기초를 형성해왔으며, 이후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라디오 노변담화를 통해, 케네디와 레이건은 텔레비전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국가를 이끌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역시 정당대회로부터 리얼리티 TV 쇼, 그리고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로 이어지는 3단계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필자는 최근 산업의 최고 경영자들에게 미래 리더의 자격으로써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지니는 중요성에 관한 질문을 던져봤다.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는 끝났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현재를 이해하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당대회라는 전통적인 형태이긴 하지만 여전히 의미를 지니는 채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소셜 미디어 영역을 개척하는 전략을 전개했다.
반면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이메일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맹이만 좋으면 그것을 이메일로 전달하는 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하는 CEO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데, 이는 낡은 생각이다.
문제의 원인은 오늘날의 직원들은 CEO가 보낸 이메일을 열어보지 않는다는데 있다. 문제를 실감하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한 사례를 소개해본다. 한 글로벌 제조기업의 CEO는 새로 수립한 내년의 전략 프로그램을 모든 사원에게 이메일로 발송한 바 있다. 이메일의 제목은 ‘긴급: 필독을 권합니다’였다. 몇 주 후, 기업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컨설턴트가 IT 그룹에 해당 이메일을 열어본 직원의 비율 확인을 요청한 결과, 놀랍게도 단 27%의 직원만이 CEO의 이메일을 열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포춘 20대 기업의 IT 리스크 매니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놀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의 기업에서는 상급 임원 명의로 발송된 모든 종류의 전자 커뮤니케이션 요청은 일체 열람하지 말도록 권고되고 있었다. 피싱 공격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였다.
비단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CEO들에게 물어본다면 모든 기업들에 크고 작은 커뮤니케이션 장벽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장벽은 CEO와 직속 부하직원들 사이에 뿐만이 아닌 조직의 모든 직급에 걸쳐 존재한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CEO와 평사원 간의 장벽은, 적절한 툴의 도움 없이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밀레니엄 세대의 직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21세기의 CEO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적극적인 협업 도구 활용을 통해 조직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 채팅 등 보다 효과적인 도구들을 외면하고 이메일을 고집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효과적이지도 못한 방식이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방법이란 무엇일까? 여기 산업의 선도적인 커뮤니케이터, 리더들이 소개하는 5개의 조언을 참고해보자.
1. 메시지는 간결하고 명료하게
윈스턴 처칠은 간결함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인물이었다. 아쉽게도 그리 유행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지루한 장광설을 대체할 여러 간결한 신조어들을 개발했다. ‘관심 상인: 우리의 뇌리를 파고드는 민첩한 서사시’의 저자 팀 우(Tim Wu)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현대 독자의 55%는 15초 이상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조셉 맥코맥(Joseph McCormack)은 자신의 저서 ‘간결함: 말이 줄면 영향력은 커진다’를 통해 “오늘날의 경영자들은 집중력 문제를 안고 있다. 이들의 평균 집중 가능 시간은 8초대로 떨어졌다. 집중 가능 시간이 9초인 금붕어보다도 낮은 수치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1940년 8월 9일, 처칠은 전시 내각에 전달한 메모에서 “일을 함에 있어 우리는 많은 양의 서류를 읽습니다. 거의 모두가 지나치게 긴 글들입니다. 이는 우리가 보다 중요한 일에 써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메모의 결론으로 간결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간을 절약하는 것도 중요한 가치지만, 간결함을 추구해야 할 진짜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사고를 보다 명료하게 다듬어주는데 도움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 핵심을 갖춰라
커뮤니케이션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때론 침묵이 가장 고마운 선물이 되기도 한다. 정말 중요한 작업을 진행 중이고, 그와 관련해 다른 이에게 할 말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말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의미 없이 주고받는 말과 정보는 문자 그대로 찌꺼기에 불과하다. 한번 스스로에게 자문해보자. 내가 공유하는 정보 가운데 정말 가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3. 시끄럽지 않아도 주목 받을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데렉 보크(Derek Bok) 전 하버드 대학 총장의 저서 ‘미 고등 교육’을 인용하며 학계에서 출간되는 예술, 과학 논문 가운데 98%가 타 연구자의 작업에 인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사회 과학과 순수 과학의 경우 그 비율이 각각 75%, 25% 수준이었다.
마찬가지로 발행되는 마케팅 컨텐츠 가운데 90%가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는 일 없이 사장되고 있었다. 오늘날 기업 환경에서 가장 주목 받는 커뮤니케이터 대부분은 상당히 제한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만을 진행한다. 대신 그들이 무언가 말을 할 때에는, 모두가 거기에 귀를 기울인다.
4. 핵심 메시지를 미리 준비하라
최고의 커뮤니케이터는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자신의 메시지 목적을 철저하고 진지하게 다듬은 후 말을 내놓는다. 심사 숙고하는 태도를 통해 체계적이고 강력한 시각을 구축한다.
이러한 태도를 훈련하는 좋은 방법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보는 것이다. “이 주제에 관해 말할 시간이 2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논지를 전개해야 할까?”라고 자문해보면 도움이 된다. 엘리베이터 스피치(elevator speech) 전략을 활용해 “CEO와 7층까지 함께 이동하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다.
5. 설명은 적당한 것이 좋다!
충분한 정보는 환영 받지만, 과도한 정보는 외면 받는다. 정보를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는’ 도구로 바라본다면 보다 이해가 쉬울 것이다. 엘모어 레오나드(Elmore Loenard)는 자신의 저서에서 “설명은 적당히 하자는 마음가짐이 지금의 성공에 많은 도움을 줬다. 나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귀담아듣지 않을 정보는 빼나가는 훈련을 해왔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출처: C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