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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리더십에 대한 오해와 기초개념
왜, 어떤 사람은 리더가 되는 것일까?

한 개인이 리더가 되는 과정 혹은 이유를 설명하는 연구들에서 생겨난 이론의 갈래는 세가지다. 첫번째는 특성이론Trait Theory, 두번째는 대사건이론 Great Event Theory, 마지막은 변화이론 Transformational Theory이다. 특성이론이란, 개인의 특성에 리더십이 기인한다는 뜻이다.
즉 리더십을 타고난 사람이 따로 있으며 그 특정 소수만이 리더가 된다는 이론이다. 두번째의 대사건 이론이란, 어떤 위기나 큰 변화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타고난 리더가 아닌 평범한 개인이 용기를 내게 되어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 두가지 이론은 극소수의 경우에만 해당되며 현대 리더십에서는 수용되지 않는다. 현대 리더십 이론은 마지막의 변화이론 즉, 어느 누구나 리더가 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누구나 리더십 기술을 배워서 변화할 수 있다는 이론에 바탕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렇다. 사람들이 모여서 조직을 구성해서, 필요에 따라 특정인이 리더 역할을 하게 될 때 누구나 그 역할을 할 수 있고 그 기술을 익히고 발전시키기에 따라서 리더 역할을 잘 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소 놀랍게도 개인의 탄생이 아시아 지역보다 수백년 먼저 일어난 서구에서조차 리더십에 대한 이 상식적 이해가 정착된 건 오래 전 일이 아니다. 1980년대 이후의 일이다. 그 이후 서구에서는 최근 30여년간 리더십에 대한 급속한 이론의 발달이 이뤄졌는데 그 배경에는 산업경제에서 지식경제로의 이동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공장경제에서는 철저한 분업에 의한 조직의 운영으로 기업을 경영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지식경제에서는 단순한 명령과 반복적인 노동만으로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혁신경제에서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없이는 창의적 혁신이 어렵다. 사회적으로는 탈현대화의 이유도 있다. 직원들 스스로도 자신의 노동에서 소외되지 않고 직업의 의미를 찾고 싶어졌다. 그래서 기업의 리더가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과 전략, 거기에 걸맞는 개개인의 기여에 대한 설명을 잘하는 기업은 직원의 몰입도가 높아졌고, 그것은 실적으로 연결됐다. 그런 의미에서 리더십은 “사회성 기술”의 연장인 셈인데, 연구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리더십의 기업 실적에 대한 영향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분석된다. 여기에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래서 거꾸로 보면 한국의 경제가 지식경제로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고 공장경제의 향수 속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리더십이 우리에게 생경한 건 당연한 일이다.



리더십의 기초개념

뒤집어 생각해보면, 리더십을 이해하고 이용할 준비가 된 회사들은 새롭게 다가오는 미래의 지식경제, 혁신경제에서 승산이 있다. 그런데 많은 한국인이 리더십의 기본 정의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기회를 잡기 어렵다. 리더십에 대해서 우리 주변에는 왜곡된 이해가 많다. 그 오해를 먼저 풀기 위해 현대 리더십 이론에서의 기본 4대 구성 요소를 먼저 살펴보자. 리더십이 성립되려면 리더, 팔로워, 의사소통, 상황이 필수적이다.



리더Leader: 첫번째로 중요한 점은 리더와 상사를 동일시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리더와 직급은 하등의 관계가 없다. 실제 조직에서는 상급자가 리더일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프로젝트 팀에서나 협업과정에서는 리더가 상급자가 아닐 수도 있다. 대학 동아리에도 리더가 있듯이. 리더란, 어떤 종류의 업무관계이건 간에 상대방을 이끌고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두번째로 중요한 점은 리더 역할의 성공에 대한 정의다. 리더의 성공은 본인이나 조직 우두머리의 평가가 아닌 팔로워의 평가로 이루어진다. “저 사람이 우리를 잘 이끌었어”라고 팔로워가 평가하면 성공이고, “저 사람은 우리를 잘못 이끌었어”라고 하면 실패라는 말이다. 여기에 상사와 리더의 차이가 있다. 상사의 역할은 결과를 위해 업무를 관리감독하는 것이라면, 리더의 역할은 목적달성을 위한 조직의 몰입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리더의 역할은 팔로워와 긍정적 관계를 만들고 지속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팔로워에게 동기부여를 하지못했을 경우 리더의 역할은 실패한 것으로 간주된다.


팔로워 Follower: 이 역시 단순한 부하직원의 의미가 아니다. 현대 리더십에 있어서의 팔로워란 리더에 의해 동기부여가 되어서 자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의 업무수행자를 뜻한다. 여기에 팔로워가 리더십 평가의 주체인가의 이유가 있다. 현대 리더십 이론에서는 팔로워의 자발성을 전제로 한다. 단순히 기계처럼 주어진 업무수행만을 하는 게 부하직원이라면, 팔로워란 조직의 목적에 대한 수긍하고 업무와 자신 사이의 의미를 깨달으려는 주체성을 갖고 있다. 부하직원으로서 조직의 목적과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자의식없이 수동적으로 업무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팔로워라고 부를 수 없고, 리더십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 뜻은, 만일 그런 환경에 조직이 처해있다면 리더의 역할이 그 자의식 결핍의 조직원들을 깨우치는데 집중되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의사소통 Communication: 리더가 팔로워에게 끼치는 영향에 일어나는 모든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말한다. 리더십이라고 했을 때 결국 의사소통만이 리더십의 유일한 실천항목이다. 리더십이란 사회성 기술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없이는 리더십은 성립되지 않는다. 권한이란 것은 상사에게 속하는 힘이지만, 리더의 힘은 권한과 상관없이, 의사소통을 통해 팔로워에게 동기부여를 할 줄 아는 능력이다.
상황 Situation: 의사소통이 일어나는 특정 상황을 지칭한다. 그런데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팔로워를 칭찬하는 일, 리더를 비판하는 일, 그런 의사소통이 대립적으로 일어나는 상황, 친근하게 일어나는 상황, 너무 늦게 일어나는 상황 등, 의사소통의 효율성은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리더십은 특정 상황에서의 특정한 의사소통 행위를 뜻한다. 그 개별행위들이 지속되어 팔로워에게 조직의 목적을 동감시키고 동기부여를 유발, 긍정적인 업무참여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다. 즉, 리더십이란 행동과 실천의 의미이지, 관념적이고 개념적인 윗사람의 인격이나 권한과 관련이 없다.


이와 같은 리더십 정의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리더십의 개념을 비교해 보면 우리가 많은 오해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부장적 문화 때문에 우리는 리더라고 하면, 존경 할만한지, 카리스마가 있는지, 지식이 많은지 등, 리더의 인격이나 지식상의 우수함을 말하곤 한다. 그래서 리더십을 관념적 개념이나 높은 도덕성과 헷갈린다. 21세기를 살아가면서도TV 사극드라마를 보며 하늘에서 내려온 천자의 인격적 훌륭함이 리더십이라고 헷갈려 한다. 그렇게 두리뭉실하게 리더십을 의미로 바라보니 배울 수 있는 길이 없다. 하지만 현대의 리더십이란 팔로워, 상황, 의사소통의 실천이 결부되어서 현실에서 객관적으로 발생, 존재하는 것이다. 팔로워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사소통의 결과로, 리더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는 지를 분석하면 누구나 리더십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식이 팔로워보다 모자란 사람도, 카리스마가 없더라도, 인격이 따듯하지 않더라도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리더에게 필요한 이 사회성 기술이 무엇인지 살펴볼 차례다.



리더의 필수역량

인간관계가 복잡해진 탈현대화 사회에서의 사회성 기술에 대해 천착한 심리학자가 있다. 감성 지성Emotional Intelligence이라는 이론으로 유명한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은, 인간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지력(知力) 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연구결과를 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발표해왔다. 그 중에서도 그는 리더십 역량에 대한 많은 연구를 했는데, 그에 의하면 리더로서 성공적이기 위해 필수적인 5대 감성 지성이 있다. 그것은 자기 인식self-awareness, 자기 통제self-regulation, 동기부여motivation, 공감empathy, 사회성 기술social skills 이다.


자기 인식: 리더로서 스스로의 감성적 스타일과 강점, 약점, 가치관, 존재이유 등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리더가 아닌 상사로서 가진 권한을 남용하면서 자신의 잘못, 비일관성, 약점 등을 인정치 않고 억지를 부리는 상사들이 있다. 자기인식 역량의 핵심은 객관성이다. 팔로워들이 리더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겸허하게 알고 있어야 그들을 동기부여시킬 수 있다. 건설적 비판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리더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다.


자기 통제: 인간관계나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는 역량이다. 특히나 개인주의가 자리잡은 탈현대화 사회에서 팔로워들이 긍정성을 유지하려면 리더의 감정적 성숙이 필수적이다. 리더는 본인이 실감하건 아니건, 조직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본인이 갖고있는 감성적 능력의 단점을 미리 알고 그에 대한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동기 부여: 리더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있어야 팔로워의 동의를 구할 수 있다. 리더가 에너지도 없고 매사에 부정적이라면 팔로워가 조직의 목적에 공감하기 어렵다. 목소리톤을 높이고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라는 말이 아니다. 성취의욕이 강하고 실패에 대한 낙담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공감: 이 역량은 마치 자석처럼 사람들이 따르는 능력이다. 팔로워들의 다양성을 보장해주고, 그들이 성장하게끔 도와주는 리더는 인재전쟁에서 기업에게 큰 경쟁력을 준다. 열정 그룹의 직원일수록 그들 직무의 의미와 경력개발에 대해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그걸 공감해주고 개발해주는 리더의 역량은 열정 그룹 직원들의 숫자를 높인다.


사회성 기술: 설득, 변화를 이끌 줄 아는 능력 등, 전반적인 대인관계 역량 이다. 설득을 하려면 경청할 줄 알아야 하고, 인내심도 있어야 한다. 유머와 협상하려는 자세는 기본이고 팔로워의 신뢰를 만드는 감성적 역량이 필요하다.


리더십의 핵심을 재차 상기해보자. 팔로워들이 긍정적 동기부여가 되어 몰입도가 높아지게끔 하는 기술이 리더십이다. 이 정의에 비추어볼 때, 골먼이 말하는 리더에게 필수적인 5대 감성 지성이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기본적인 역량들이다. 리더십을 잘못 이해하는 이들에게는 생소할지 몰라도, 사회성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기초역량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