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이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나와 나의 가족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단순한 수단이 아닌 나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을 바꾸게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종교에서는 직업을 단순하게 ´Job´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Calling´ 이라고 일컬을 만큼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것이다.
주변 지인들에게서 헤드헌팅 업계에서 일하니, 이직할 만한 좋은 회사를 추천해달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어떤 회사를 선호하느냐고 물어보면, 꼭 대기업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야근이 없고 돈 많이 주고, 복지가 좋은 회사면 좋겠다는 대답을 한다. 그리고 저마다 원하는 조건들을 하나씩 가져다 붙이면, 그 모든 요인을 다 충족하는 것은 결국 회사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회사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다른 사람의 회사 구성원이 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필자는 헤드헌팅 업계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본다. 20대 사회 초년생부터 정년퇴직을 앞둔 임원까지 두루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세대별로 구직활동과 직업을 선택하는 성향 등에도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회사에서 평생을 바쳐서 일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직생활의 답답함과 부담을 느끼고 파트타임 잡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참조 할 것은, 필자는 한국 사회의 직업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며, 더욱 정확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베이비붐세대, IMF 이전 세대, IMF 이후 세대, 그리고 현재의 세대로 구분하기로 하니 착오 없기를 바란다.
과거 우리나라 발전의 근간은 제조/화학/건설 산업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 시작하였다. 현재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발전, 해외 수출 증가와 빈부의 격차, 부동산 시장의 붐을 일으킨 베이비붐세대와 그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 간 삶의 가치관, 직업 선택의 기준은 다르다. 현재의 40대 후반, 50대, 60대의 세대들에게 직장은 내 평생의 열정을 쏟는 곳이었다. 즉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 충성하는 마음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의 회사들은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했던 대표적인 회사들이었으며, 당시 회사원들은 대기업에 들어가서 평생 직장이라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한국 사회의 발전과 경제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경제산업의 호황기를 가져오면서 시민들의 의식과 기대수준이 높아지게 된다. 그 이후 IMF 이전 세대들은 대학교를 졸업하여 대기업,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무난하게 일을 할 수 있던 세대들이었다.
그러나 이후 IMF 세대들은 조금 다른 성향으로 변모하게 된다. IMF는 당시 수많은 청년 실업자들을 낳았으며, 경제는 침체되는 국가적으로 큰 위기를 맡게 된다. IMF는 한국 직업 시장의 트렌드를 바꾸는 데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취직이 어렵던 상황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회사원들은 회사가 나를 평생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회사 업무와 연관된 것들 외에 다른 전문자격증 공부나, 외국어, 직무와 커리어 관련 교육, 자기 계발서를 통한 성찰 등을 통해 자기 계발에 시간을 투자한다. 또한,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하는 것에 올인하기보다는 업무 능력과 몸값을 높여 더 좋은 회사로 옮기고, 좋은 조건과 비전이 있다면 근속년수와 무관하게 이직을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Life style과 일의 균형을 중요시하며, 취미와 여가 등, 이전 세대들은 사치라고 생각한 삶의 문화와 트렌드들이 나타나게 되면서 이것이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꼭 회사에서 일하면서 Nine to Six 의 판에 박힌 듯한 Life Style이 아닌 전문 기술을 가지고 프리랜서로 일하거나, 개인사업, 파트타임 등의 다양한 직업의 세계가 펼쳐지게 된다.
지금의 20대~30대 초 중반 세대들이 직업 선택에서 중요시하는 것은 여유로운 삶과 안정적인 수입이다. 본인에게 맞지 않은 조직문화를 참아가면서 회사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최근 가까운 지인인 A는 잘 다니던 대기업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안정적인 수입과 여유로운 생활이 보장되는 중소기업으로 옮긴 사례가 있었다. 그때,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베이비붐세대인 A의 아버지께서는 특히 반대가 더 심하셨다고 한다.
A의 부모님 세대와 A는 다른 직업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직업 선택의 폭은 넓고, 그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나중에는 지금까지의 트렌드와는 또 다르게 변모하리라 생각된다. 인간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고 빨리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동물이다. 만약 또 다시 금융 위기나 세계 경제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들이 발생한다면 지금과는 판이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도 외부적인 나쁜 영향을 받지 않고, 본인만의 확실한 직업 철학을 가지면 좋겠다. 그것이 전문자격증이거나 외국어 실력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내면적인 나를 이해하고 내 가치관에 맞는 직업을 선택함으로써 하루하루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즐거운 회사에서 일하기를 바란다. 요즘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교 졸업을 앞둔 친구들이 커리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이야기를 해보면,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깨닫지 못하고 방황하다 재능이 있음에도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는 안타까운 케이스가 많이 있었다. 그 친구들에게는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참고 묵묵히 일을 하면서 성과를 이루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우리 모두 출근이 즐거운 회사, 하루하루 가슴 설레는 회사에서 일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