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 생활을 하면서, 기업 CEO들을 만나보면 가장 화제에 많이 오르는 공통된 이야기와 고민은 우수하고 적절한 사람을 구하고 키우는 일이라고 토로한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대기업이야 사람이 바뀌어도 경영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전문경영인, 창업 멤버가 바뀌면 조직운영이 어려워지거나, 심지어 회사의 운명이 불확실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부에서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어렵겠지만, 내부에서 육성된 핵심인력의 유출은 중소 벤처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다 보면 반드시 사람들을 추가로 필요로 한다. 중소기업이 채용공고를 내고 인터뷰를 하다 보면 쉽게 뽑을 수는 없기에 시간이 지날 수록 인재 때문에 고민하게 되고, 아쉬움을 느끼는 경영진은 사람은 많지만 쓸만한 인재가 없다고들 푸념하게 된다. 게다가 쓸만한 인재를 찾았다 하더라도 얼마 못 가 다른 곳으로 옮긴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하는 이야기와 함께 전문성은 있지만 리더쉽이 부족해 부하들을 이끌지 못한다는 이야기 등을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이 좋은 인재를 확보한다는 게 참 쉽지는 않다는 생각을 늘 해보게 된다. 이러한 CEO들의 고민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중소기업 인재채용과 유지”에 대한 논의를 나눠보고자 한다.
중소기업에서 인재가 떠나가는 이유가 있다.
인재가 떠나는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되는 것 같다. A.개인적인 비젼이나 회사에 대한 비젼이 없다. B.남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다. C.다니는 회사를 설명하다 보면 체면이 서지 않는다. D.장기적인 스테빌러티가 부족하거나 없다고 느낀다. E.급여 및 처우 수준이 낮고 복지 수준도 열악하다. F.자기 계발이 안 된다. G.능력도 부족하고 비합리적인 경영진이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목소리는 무시하고 회사에서 전횡을 일삼는다. 등이다. 이 중 모두 다 해당된다면야 벌써 그 회사는 문을 닫았겠지만, 적어도 몇 가지는 어쩔 수 없이 운영하는 회사현실과 비교할 때 부인하기 힘든 것이 소수의 회사들은 제외한 대부분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그렇지만 CEO는 회사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인재들에 대한 욕심을 결코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되는 숙제를 늘 갖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하지만 변화된 인재들의 직장관을 눈 여겨 봐야 한다.
과연 인재들이 대기업들만을 선호하는가?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 이미 짱짱한 대기업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 역시 여러 고민을 하고 다른 선택을 한다. 좋은 기업의 높은 자리는 그만큼 차지하기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젼을 중시하는 경향 또한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인원들 역시 대기업의 한계를 직시하고, 짐을 정리해 나온다. 인재들은 과거 금기시했던 직장이동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외환위기를 통해 회사가 평생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학습했기 때문이다. 이제 경영진의 머리위에서 사고하기도 하는 것이다. 벤처붐. 외자계 기업 진출 등으로 인해 규모나 국적에 따른 기업 차별이 사라지면서 대기업보다는 모험과 도전이 있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를 선호하기도 한다. 직장 이동은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자신의 경력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하며, 도약의 기회로 인식한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직장 생활 초기에 가급적 많은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경험을 쌓은 후 비젼을 위해 작은 기업으로 옮기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야만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중소기업에서 좋은 인력이 일하게 할 수 있는가?
1.CEO는 채용에 최우선적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거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작은 기업은 CEO의 역량과 리더쉽이 매우 중요하다. 인사담당자가 별도로 없거나 조직이 작은 중소-벤처기업에서는 CEO 가 사람 관리에 전문가가 되면 절대적으로 성장과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 성과를 내기 위한 중소, 벤처기업 CEO들에게 가장 필요한 CEO 리더쉽의 요체는 바로 ”채용”이다.
괜찮은 사람을 뽑는 것이 리더쉽의 첫 단추다. ”채용”은 마치 기차가 행선지를 정하기에 앞서 어떤 사람을 태울지를 먼저 결정하는 것과 같다. 올바른 사람을 태우면 다른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반대로 잘못된 사람을 태우면 사사건건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가 되지 않을 것도 문제가 된다. 채용이 최우선이다. 채용을 잘하면 나머지 부분이 조금 약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채용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식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 많은 중소-벤처기업들은 사람들을 대충 뽑고 나서 일 잘하기를 기대한다. 면접에 10분,15분 투자하고 채용한 사람의 잘못을 교정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쏟아 붓는다. 채용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 중요성을 경시한 경영진일수록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한다.
2.시스템 운영을 해야 한다.
특정 사람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조직에서는 그 사람이 나가면 조직이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람이 떠나도 조직이 굴러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중소기업 창업 1세들에겐 "아끼는 만큼 이익이 난다"라는 개념이 많이 굳어 있어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여 높은 보수를 주는 데 한계가 있다. 설령 유능한 인재를 뽑아 많은 보수를 주고 일을 시켜보아도 자기만큼 잘 알지도 못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 같지도 않아 결국 동고동락해온 심복 몇 사람하고 다시 일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이렇게 오너 한 사람이나 소수에 의한 경영은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도 시스템 경영을 할 수 있다. 성과주의 인사제도의 구축 및 운영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인적 자원을 육성하면 성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고 이러한 인재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향해 달려 갈 수 있는 성과주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강한 중소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바둑 5급 10명이, 5단 1명을 절대 못 이긴다. 고단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3.핵심인력 유지를 위한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미래 비젼이 잘 보이지 않는 기업이라면, 이를 갖고 있는 기업에서 인재들을 흡인한다.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관리를 중시하는 풍토가 형성되고 인사 적체가 심해져 우수인재의 불만이 커진다. 예상보다 창업기가 길어지거나 기업 쇠퇴가 가시화 되어도 핵심인력의 누출이 발생한다. CEO는 근로자 개인의 니즈를 고려하는 "개인별 맞춤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보상, 평가, 승진을 차별화 하여야 한다. 인재가 떠나지 않게 관리하는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참조해 보자. A.그 회사만의 특성을 분석하여,자체적으로 충분히 고민해 본다. 그리고 조직 구성원 전체의 마인드가 공유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요건을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정의한다. B. 이들에게 엄정한 평가와 적합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C.일반 인재에게도 핵심인재,우수인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부여해야 한다. D.경영자와 관리자인 리더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E. 동시에 핵심인력을 인정하고 육성하는 조직문화, 관리 시스템, 경영진의 직접적 지원,관심이 필요하다.
CEO가 직접 뛰어라.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수장인 오너나 CEO 가 인재에 관심을 갖고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변화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CEO 는 인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과감히 인사제도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인재 확보를 위해 시간을 많이 할애하여야 한다. 핵심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그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여야 한다. 그리고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라는 판단이 서면 아무리 바빠도 직접 찾아가서라도 채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같이 인재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발로 뛰어야 한다. 조건이 부족해도 CEO의 노력에 감동하여 평생 충성을 다하는 직원도 생길 수 있다.
10년 후가 아니라, 5년 후 3년후도 기약하기 힘든 21세기의 현실이다. 우리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고 있다. 우수한 인재의 확보와 유지만이 회사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찾는 것도 중요하고, 유지도 중요하지만 확보한 우수 인재들이 떠나지 않고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나갈 수 있게 만든다면, 그것이 바로 가장 확실한 미래의 성장 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