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는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매년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매년 진행되는 정기공채(상반기/하반기, 신입/경력)를 바탕으로 정기공채로 충원하지 못한 인원 보충을 위한 수시공채, 기업의 사정이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정규인원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이탈과 이를 보충하기 위한 비 정기공채, 당장에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경력직의 결원을 충원하기 위한 경력직 수시채용, 특수포지션 및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특별채용 등 상황과 성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이렇게 다양한 루트를 통해 채용을 한다는 말은 곧 구직자에게도 그만큼의 루트가 있다는 말과 상통합니다. 그렇지만 루트가 많다는 말이 들어가기 쉽다는 말과 동의어는 아닙니다.
많은 구직자들이 입사하기를 희망하는 대기업, 건실한 외국계 기업, 우량 중소기업은 학력과 경력이 좋고 외국어 및 특수기술 능력을 보유한 구직자를 선호하며, 통상 좋은 복리후생과 대우를 해주는 이런 기업들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고 그만큼 채용과정 또한 까다롭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구직자의 과거 학력과 경력, 외국어 능력 소위, 스펙은 이미 정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간은 애매하거나 부족해 보이는 구직자들이 짧은 기간 동안 어떤 노력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어려운 취업과 구직란을 뚫는 노력이라면 본인은 사업을 해서 성공하겠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훨씬 더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으며, 사업과 관련한 많은 전문가들조차 최소한의 직장생활은 필히 경험해야 실패확률이 적어진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생이 걸린 문제인 구직과 취업을 포기한다면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애매한 구직자들에게 좋은 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는 것일까요?
필자는 “그것은 정답이 아닙니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분명히 방법은 존재하며 필자는 그 중 한가지로 소위 “인재를 놓치는 기업에 집중하는 것”을 권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재를 놓치는 기업”이란 충분한 가능성과 아이템, 자본, 인적자원을 보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문제 때문에 좋은 인재를 채용하지 못하고 심지어 떠나가게 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즉, “인재를 놓치는 기업” 이라고 해서 꼭 나쁜 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 이름만 대도 알만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있습니다.
물론 “인재를 놓치는 기업”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 인재관리시스템이 부족해 어렵게 뽑은 인재를 어떻게 관리할지를 몰라 방치하는 기업.
- 오랫동안 충실하게 다닌 직원을 “다 잡은 고기”라 생각하여 푸대접하며, 심지어 새로 경력 입사한 같은 경력의 직원보다 현격히 낮은 처우를 계속하여 제공하고도 문제가 없다는 식의 기업.
- 나름의 생각과 목적을 가지고 채용의 문을 두드리는 좋은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고 소위 “회사는 갑, 구직자는 을” 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
- 어처구니 없는 채용방식을 기업의 문화라며 고수하는 기업.
- 오너의 명령과 지시에 근거 없이 휘둘리고 불분명한 채용기준을 가진 기업.
- 적합한 인재가 화수분처럼 많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아무리 좋은 인재를 데려다 인터뷰를 보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다음 후보자”를 외치는 기업.
- 경력자의 경우 통상 이전 직장에서 그에 걸 맞는 연봉과 처우수준을 받고 있는데 올려주지는 못할 망정 시장에서 물건값을 깎듯이 디스카운트를 원하는 기업.
- 당장의 충원을 위해 입사 전에는 온갖 미사여구와 조건을 제시하여 입사시켰지만 입사 후에 상황이 달라졌다며 태도가 돌변하는 기업.
- 시장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연봉과 처우수준을 고수하는 기업.
하나하나 읽어보면 이런 말도 안 되는 “나쁜 기업”들이 있냐고 하겠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많은 기업과 구직자들이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위의 기업들 중에서도 쓸만한 알짜 기업들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개선의 여지가 없는 악덕기업도 있지만 대다수의 이런 기업들은 몇 가지의 문제점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 문제점을 해결할 의지가 있으며 실제로 해결을 하는 과정이거나 해결을 한 기업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기업들 중 많은 경우가 그 동안 시장에서 보여줬던 부정적인 이미지와 잘못된 소문으로 인하여 여전히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푸대접과 모멸감을 받았던 전(前)임직원과 후보자들은 화가 난 정도가 아니라 분노 수준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나쁜 경험담과 증언은 거의 지상파 방송수준으로 업계에 떠돌아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은 상기의 이유로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기존의 눈높이보다는 낮은 눈높이의 채용기준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업무는 진행되어야 하는데 사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며 관련업무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부분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채용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애매하고 부족한 경력과 스펙을 지니고 있는 구직자들이 이점을 잘 인지하여 적극적인 구직전략을 세운다면 2% 부족한 본인의 경력과 스펙을 극복하여 좋은 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동안 “인재를 놓치는 기업”이었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사람을 뽑지는 않을 것이고, 어떤 기업을 가도 좋은 부분과 실망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준비와 각오를 해야 합니다.
첫째, 본인 업무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자신이 있을만한 업무능력을 쌓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부분들이 부족한 경우이므로 업무에서라도 강점을 보여야 합니다.
둘째, 업계지인이나 인터넷, 회사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꾸준하게 업계동향과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습득하여 기회가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주변의 주관이 개입된 입소문 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내부사정에 정통한 사람을 통하여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고 본인과는 잘 맞을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셋째, 구직자의 소심한 마음을 정리해야 합니다.
회사 채용시스템 문제가 해결이 되었고 아무리 눈높이가 낮아졌다고는 하나 실제 인터뷰에서는 채용결정권자의 주관과 성향이 그대로 반영되고 후보자의 우열을 가리는 과정이므로 대답하기 곤란하거나 네거티브한 질문이 주를 이룹니다. 이로 인해, 인터뷰 진행 시 구직자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구직자는 이를 인터뷰의 한 과정으로 이해하고 평상심을 유지하여야 합니다.
넷째, 최종인터뷰 이후에 입사여부결정이 생각지도 못하게 길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보자의 자질이나 점수가 애매해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는 결정권자가 무척 바쁘거나 기업에서 인재채용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여 심사숙고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연락이 빠르게 오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거나 분노하여 먼저 포기하는 경우는 없어야 합니다.
다섯째, 어려운 관문을 뚫고 입사를 한 지 얼마 안되어 기업에 실망하여 다시 이직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후보자의 입장에서 예전에 “인재를 놓치는 기업”으로 인식되었던 기업이므로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심정을 십분 이해하지만 얼마 안 되는 기간으로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생각입니다. 심사 숙고하여 입사하였다면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는 한은 절대로 다른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 시간을 두고 머리가 차가워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판단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에필로그
물론 필자가 이야기한 내용들이 상황에 따라 달라 질 수도 있고, “그럼 그렇지!”라는 상황에 놓일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인생이 정반대의 양상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만 막상 그 속에서 진주를 꺼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진주의 주인은 진주를 발견한 사람이 아니라 진흙을 잔뜩 묻히는 수고스러움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의 것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